[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고려아연은 초고순도 반도체 황산 공급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 심화로 반도체 생산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소재 공급 능력을 기반으로 핵심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오는 2029년 미국 통합 제련소 구축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황산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황산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황을 기반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나 공급 차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고려아연은 아연·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SO₂)을 활용해 황산을 생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중동 정세나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급 체계를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황산은 웨이퍼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전체 세정 공정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며, 반도체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요구되는 순도와 품질 기준도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 미세한 오염도 수율과 신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수요 변화에 대응해 초고순도 황산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현재 온산제련소 내 19개 생산 라인을 통해 연간 약 28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인 증설이 완료되면 올해 하반기에는 32만톤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50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고려아연은 국내 반도체 황산 수요의 약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생산 물량의 약 95%는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공장 증설과 신규 투자에 따라 공급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일본과 싱가포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의 공급도 확대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영국의 기후변화 전문기관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제품 탄소발자국(PCF)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반도체 황산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요구하는 저탄소 공급망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고, 이곳에 연간 약 10만톤 규모의 반도체 황산 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2029년 시운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거점에 공급한다는 목표다. 미국이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중심으로 자국 내 생산 기반 확대에 나선 만큼, 현지 공급망 내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성장성도 뚜렷하다. AI 확산과 글로벌 반도체 팹 증설에 따라 전자급 황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전자급 황산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6.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인더스트리리서치는 2035년 시장 규모가 약 4억64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황산이 수율과 직결되는 핵심 소재인 만큼, 공급 안정성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축적된 초고순도 황산 생산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