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일본 언론은 9일 시진핑 방북과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북중관계 복원이자 중국의 전략 재계산으로 해석했다.
-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언급을 피한 점을 두고 북한 핵보유 사실상 묵인과 동북아 주도권 확보 전략으로 분석했다.
- 일본은 중국이 북러 밀착을 견제하며 북한을 영향권에 두려는 움직임이 역내 안보 불확실성과 대북압박 약화를 초래할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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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7년 만의 북한 방문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두고 일본 언론들은 북중 관계 복원의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동북아 주도권을 둘러싼 중국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과거와 달리 '한반도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며,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재정비를 위해 의도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뒤로 미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9일 일본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일본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단순한 우호 관계 회복이 아니라 미중 전략 경쟁, 북러 밀착, 대만 문제 등 동북아 안보 질서 전반과 연결된 중대한 외교 이벤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비핵화 문제의 실종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회담 결과 발표에서 북핵 문제나 한반도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며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김 위원장이 핵 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요미우리는 "북한으로서는 핵보유국 지위를 중국에 인정받거나 최소한 묵인받는 것이 중요한 목표일 것"이라며 지난해 김 위원장의 방중 당시에도 비핵화 관련 언급이 빠졌던 점을 상기시켰다. 이번에도 중국 측 발표에서 관련 표현이 제외된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외교적 성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비핵화 문제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배경에 주목했다. 신문은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려는 중국과 미국과의 대치 국면에서 중국을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해설했다.
마이니치는 특히 대만 문제와 연계해 이번 방북의 의미를 분석했다. 일본과 미국이 대만해협 문제를 둘러싸고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는 동북아 전략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성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중국이 동북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연계뿐 아니라 북한과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입장을 고려해 비핵화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중국이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한 아시아 질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시진핑식 먼로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9세기 미국이 유럽 세력의 개입을 배제하려 했던 먼로주의처럼 중국도 아시아 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줄이고 독자적 질서를 구축하려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사히신문은 북러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을 크게 강화한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마냥 반기지만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러시아에 지나치게 기울 경우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중국 전문 연구기관인 가잔카이의 홋타 유키히로 수석연구원은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 주석 방북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북한과 러시아가 2024년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에 대한 중국의 경계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65주년을 맞는 북중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을 언급하며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북한과 군사동맹 관계라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이 조약의 동맹적 성격을 의도적으로 축소해 왔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시 주석 방북 이전부터 해당 조약을 적극 언급하는 등 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번 방북을 중국의 대외 전략 변화라는 측면에서 해석했다. 최근 미국과의 전략 경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존재감을 재확인하고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러 관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전통적 우방인 북한을 다시 외교적 궤도 안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교도통신과 NHK 역시 시 주석의 방북을 북중 관계 정상화의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하면서도, 양국이 경제 협력과 안보 협력을 통해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 전반에는 이번 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나 긴장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새로운 안보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계감이 짙게 깔려 있다.
북중 관계가 복원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가 약화될 수 있고, 일본이 중요하게 여기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공간도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은 시 주석의 방북을 단순한 우호 방문이 아니라 중국이 북한을 다시 전략적 영향권 안에 묶어두고,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는 동시에 북러 밀착을 관리하려는 '대북 전략 재설정'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