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17일 자본시장 개편안을 추진하자 벤처업계가 혁신기업 자금조달 위축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 벤처업계는 코스닥 세그먼트 유예·중복상장 예외·상장폐지 요건 재검토·정책협의체 상설화·기술특례 보완 등 5대 과제를 제안했다.
- 전문가들은 단순 유예는 제도 신뢰성을 해칠 수 있다며, 예외 기준 정교화·복합 평가체계·유동성 보완 등 구조적 개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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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협의체 상설화·중복상장 예외 등 5대 과제 제안
기술특례상장 개선 요구…"평가 기준 정교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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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의 자본시장 개편 방안을 둘러싸고 벤처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규제와 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제도 개편이 자칫 혁신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을 위축시키고, 자본시장의 본래 역할인 성장 지원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벤처업계는 코스닥 세그먼트 제도 시행 유예, 중복상장 규제의 예외 적용, 상장폐지 요건 재검토 등을 포함한 5대 정책 과제를 정부에 제안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요구가 자본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일정 부분 타당하다는 평가와 함께, 근본적인 제도 개선보다는 시행 유예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함께 상장·퇴출 제도의 합리화 등 보다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 중복상장·기술특례상장 논쟁, '예외 기준 설계'가 핵심 쟁점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처업계가 제안한 자본시장 개편 관련 정책 과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벤처업계는 ▲코스닥 세그먼트 제도 시행 유예 및 재검토 ▲중복상장 금지 규제의 예외 적용 ▲상장폐지 요건 시행 유예 및 기준 재검토 ▲정책협의체 상설화 ▲기술특례상장 제도 보완 등 5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가장 현실적이고 수용 가능성이 높은 제안으로는 정책협의체 상설화가 꼽힌다. 정부의 자본시장 개편안 발표 이후 벤처업계가 강하게 반발한 배경에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개편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코스닥 상장사의 약 80%가 벤처기업인 만큼, 정책 결정 과정에 업계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상설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주요 자본시장에서도 감독당국과 시장 참여자 간 상시 소통 체계를 운영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특히 규제 도입에 앞서 업계 영향평가를 정례화하는 것은 정책의 실효성과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평가받는 만큼, 금융당국 역시 이를 검토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복상장 금지 규제에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 역시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벤처업계는 대기업의 이른바 '쪼개기 상장'과 벤처기업의 자회사 상장을 동일 선상에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벤처기업의 자회사 상장은 신사업 육성이나 신기술 확보를 위한 성장 전략의 일환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규제 기준도 단순히 중복상장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가능성과 일반주주 보호장치 마련 여부를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국가전략산업이나 벤처캐피털(VC) 투자를 받은 혁신기업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 성장 자금 조달 통로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자본시장 개편안 역시 '원칙 금지·예외 허용' 기조 아래 AI,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 핵심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이는 결국 예외 범위 설정의 폭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 요구 역시 비교적 합리적인 제안으로 평가된다. 기술특례상장은 이익이 본격화되기 이전 단계의 기술기업에 자본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벤처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상장 통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최근 4년간 기술특례상장 기업 127개사 중 114개사(89.8%)가 벤처기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평가기관별 심사 기준 편차를 줄이고 업종별 평가 가이드라인과 표준 실사 범위를 마련해 투자자 보호와 기업의 자금조달 기능 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심사 기준 강화 기조와도 정면으로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용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 유예 중심 주장에 제도 신뢰성 훼손 우려도
다만 상장폐지 요건 시행 유예 및 기준 재검토, 코스닥 세그먼트 제도 시행 유예 및 재검토에 대해서는 다소 과도하거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벤처업계는 시가총액, 주가, 자본잠식 등 정량지표만으로 혁신기업의 미래가치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시가총액 300억 원 기준에 근접한 기업들이 상장폐지 우려 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주가 하락과 자금조달 악화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시가총액 기준의 재검토와 함께 매출 성장성, 기술개발 마일스톤 달성 여부 등을 반영한 복합 평가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시가총액 기준의 유예만으로는 구조적 해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예 조치가 종료될 경우 동일한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고, 정량지표를 배제할 경우 심사의 객관성과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준 자체를 완전히 완화하기보다는 관리종목 지정, 개선 기간 부여, 정상 복귀 등의 단계적 완충 장치를 강화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탠다드 세그먼트 편입 기업에 대해 '비우량 기업'이라는 낙인이 형성될 경우 기관투자자의 관심 감소와 유동성 악화, 기업가치 저평가, 자금조달 애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해법이 제도 시행 유예 자체보다는 설계 보완에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세그먼트 제도 도입을 전면적으로 보류할 경우 코스닥 우량기업으로의 패시브 자금 유입 경로가 차단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프리미엄 편입 기업을 100개 이내로 압축하는 방향으로 조정한 만큼, 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유예하기보다는 세부 설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탠다드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별도 지수 편성이나 ETF(상장지수펀드) 도입 등 시장 기반 유동성 보완 장치를 강화하는 방식이 유예보다 보다 생산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