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일본은 29일 반도체 장비·소재 등 AI 제조 기반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 일본 기업들은 완제품 대신 보이지 않는 공급망에 집중해 AI 시대 핵심 플레이어가 됐다.
- AI 경쟁력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반도체·장비·인프라 등 산업 생태계로 결정돼 한일 협력 여지도 크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만 놓고 보면 일본은 분명 뒤처진 국가처럼 보인다. 미국에는 오픈AI와 구글, 중국에는 딥시크와 바이두가 있다. 반면 일본에서 세계적인 거대언어모델(LLM)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AI 시대의 승자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AI 경쟁을 조금만 넓게 바라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
챗GPT를 움직이는 AI 서버는 누군가가 만들어야 한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도 생산돼야 하고, 그 칩을 검사하는 장비와 웨이퍼를 가공하는 장비, 수백 단계의 제조 공정을 가능하게 하는 소재와 부품이 필요하다. AI는 소프트웨어 산업인 동시에 거대한 제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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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지점에서 일본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은 세계 최상위권 장비 기업으로 AI 반도체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반도체 검사장비를 만드는 어드밴테스트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확대와 함께 실적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키옥시아홀딩스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를 공급하며, 스크린(SCREEN)과 고쿠사이일렉트릭(Kokusai Electric) 같은 기업들도 첨단 공정에서 빠질 수 없는 장비를 제공한다.
생성형 AI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주인공이지만, AI를 실제로 만드는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조연이 아니라 핵심 플레이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꾸게 한다. '잃어버린 30년' 동안 일본은 애플과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완제품 기업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니와 파나소닉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자주 언급됐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소비자에게 보이는 제품보다 보이지 않는 공급망에 집중했다. 장비와 소재, 부품이라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았고, AI 시대가 열리면서 그 가치가 다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일본 증시에서 AI 관련 종목이 강세를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단순한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와 함께 실제 주문이 늘고,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닷컴 버블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했다면, 지금의 AI 투자는 이미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 제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은 AI 경쟁을 이야기할 때 LLM 개발이나 AI 서비스에 관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중요한 분야다. 그러나 AI 시대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반도체 생산 능력과 제조장비, 소재,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까지 모두 포함한 산업 생태계가 국가 경쟁력이 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경쟁자이면서도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고 있고, 일본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AI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는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생성형 AI 경쟁만 보면 일본은 늦은 출발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AI를 만드는 산업까지 시야를 넓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AI 시대의 승자는 반드시 가장 뛰어난 AI 모델을 만든 나라만이 아니다. AI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공급하고, 뒷받침하는 산업을 가진 나라 역시 새로운 승자가 될 수 있다. 일본은 지금 그 사실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