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6일 해외 유휴 공장 인수와 현지 생산망 확대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 지도를 재편하고 있다
- BYD·지리·체리·상하이차 등은 관세·환율·규제 대응 위해 동남아·남미·유럽·아프리카에 생산 거점을 넓히며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현대차는 품질·브랜드 중심 전동화를 추진 중이나 업계는 향후 경쟁이 가격·배터리·소프트웨어·현지 생산망을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망 전쟁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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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동화 성장세에도 中 물량·가격·현지화 공세 부담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중국 전기차 공세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낮은 가격을 앞세운 완성차 수출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해외 유휴 공장 인수와 현지 생산망 구축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생산 지도를 직접 바꾸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의 위협을 '국내 시장 진출 여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BYD, 지리자동차, 체리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동남아, 남미, 유럽, 아프리카에서 생산 거점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직접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넘어 현지 생산으로…中 전기차, 해외 공장 확보 속도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체리자동차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인근 로슬린 지역에 위치한 옛 닛산 공장을 공식 인수했다. 체리는 이 공장을 아프리카 제조·수출·연구개발(R&D)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2027년 중반부터 차량 생산을 시작하고, 기존 근로자 692명을 고용 승계하는 한편 약 30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도 약속했다.
체리의 남아공 공장 인수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중국 업체들은 더 이상 중국에서 만든 차를 해외로 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지에서 차를 만들고, 현지 고용을 만들고, 현지 정부와 산업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전환의 배경에는 관세 장벽이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를 그대로 수출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현지 공장을 확보하면 관세 부담을 낮추고 현지 제조업체 지위를 얻을 수 있다.

관세만이 이유는 아니다. 환율 변동, 물류비 상승, 지정학 리스크, 현지 규제 대응도 중국 업체들의 현지 생산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EU 배터리 규제, 각국의 현지 부품 조달 요건 등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 시장 가까이에 생산기지를 두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다시 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전략은 회사별로 결이 다르다. BYD는 배터리와 차량을 함께 보유한 수직계열화 모델을 앞세운다. 배터리, 전기차 플랫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기술을 내부에서 확보한 만큼 가격 경쟁력과 출시 속도에서 강점을 보인다. 브라질, 태국, 헝가리, 튀르키예 등으로 생산 거점을 넓히는 것도 이 같은 공급망 경쟁력을 해외로 옮기는 과정이다.
지리자동차는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활용한다. 지리는 볼보, 폴스타, 로터스 등을 통해 유럽과 프리미엄 전동화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중국 브랜드 단독 확장보다 다양한 브랜드와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체리는 신흥시장 공략 성격이 강하다. 남아공 공장 인수도 아프리카 시장 확대를 위한 거점 확보로 볼 수 있다. 내연기관차와 신에너지차를 함께 투입해 시장 수요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상하이자동차(SAIC) 역시 MG 브랜드를 앞세워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 전기차 공세가 특정 기업 한 곳의 확장이 아니라 가격, 배터리, 브랜드, 현지 생산을 결합한 집단적 확장이라는 점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현대차도 전동화 확대…관건은 글로벌 생산망 경쟁
현대차도 전동화 전환을 늦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2025년 글로벌 시장에서 410만8605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26만9169대,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전동화 차량은 93만2123대를 기록했다.
다만 경쟁 방식은 다르다. 현대차는 품질, 브랜드, 수익성, 지역별 생산 안정성을 바탕으로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물량과 가격, 배터리 내재화, 현지 생산망 확장을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다. 전기차 한 대의 경쟁을 넘어 생산 체제와 공급망 전체를 두고 맞붙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가격대별 전동화 포트폴리오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프리미엄 전기차와 중형 SUV 중심 전략만으로는 중국 업체들이 공략하는 글로벌 중저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을 방어하기 어렵다. LFP 배터리 대응,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 소프트웨어 경쟁력, 현지 조달 비중 확대가 함께 요구된다.

중국 업체들의 약점도 분명하다.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 품질 안정성, 사후서비스망은 여전히 과제다. 현지 공장 인수와 신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과잉투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국 정치 상황과 대중국 정서 변화에 따라 규제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중국 업체들의 확장 속도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 부담이다. 특히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현지 생산 명분이 강하게 작용한다. 이들 시장은 향후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공세를 국내 시장 점유율이나 저가차 경쟁으로만 보면 흐름을 놓칠 수 있다"며 "BYD, 체리, 지리 등 중국 업체들은 이미 해외 공장과 현지 공급망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도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앞으로의 경쟁은 개별 모델 경쟁을 넘어 가격, 배터리, 소프트웨어, 현지 생산망을 모두 포함한 종합전이 될 것"이라며 "국내 방어보다 글로벌 생산망 재편에 대한 대응 전략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