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볼보가 12일 XC90 B6로 도봉구에서 가평까지 시승했다
- XC90 B6는 넓은 공간·안락한 시트·정숙성으로 가족 장거리용에 적합했다
- 다만 연비와 초반 응답성은 아쉽지만, 편안한 주행과 풍부한 안전·편의사양이 강점이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안정적인 주행감·최상급 착좌감 강점
시트·오디오 만족도 높고 연비는 아쉬움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볼보 XC90 B6를 타고 서울시 도봉구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달렸다. 도심 정체 구간과 고속도로, 산길 와인딩을 두루 거친 시승 코스였다. 약 반나절 동안 느낀 XC90의 핵심은 명확했다. 운전자를 자극하는 SUV라기보다 탑승자를 편안하게 만드는 차다.

XC90은 볼보의 플래그십 7인승 SUV다. 이번에 시승한 B6 모델은 2.0리터 가솔린 엔진 기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42.8kg·m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AWD 시스템이 조합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55mm, 전폭 1960mm, 휠베이스 2984mm로 대형 SUV에 걸맞은 존재감을 갖췄다.

외관은 여전히 단정하다. 시승차는 흰색 차체에 검은색 그릴과 휠이 조합된 사양으로, 과도한 장식보다는 차분한 고급감을 강조했다.
전면부는 새로 다듬어진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사선 패턴 그릴이 중심을 잡고, 측면은 긴 차체와 곧게 뻗은 루프라인이 대형 SUV다운 안정적인 비율을 만든다. 후면부 역시 세로형 리어램프와 간결한 테일게이트 구성이 XC90 특유의 이미지를 유지한다.

실내는 볼보가 추구하는 '스웨디시 럭셔리'의 방향성이 분명하다. 대시보드는 복잡하지 않고 수평적으로 정리돼 있다. 중앙에는 11.2인치 독립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티맵 오토 기반 내비게이션과 차량용 웨일 브라우저 등이 적용돼 국내 사용성도 높였다. 실제 주행 중 지도 화면과 공조, 음악, 차량 기능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 조작 흐름이 비교적 자연스러웠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시트다. 장거리 주행에서 차의 완성도는 시트에서 드러난다. XC90의 앞좌석은 몸을 강하게 조이는 스포츠 시트와는 거리가 있지만, 허리와 허벅지를 부드럽게 받쳐주는 감각이 뛰어났다.
도봉구를 출발해 가평까지 이동하는 동안 피로감이 크지 않았고, 2열 역시 넉넉한 공간과 안정적인 착좌감을 제공했다. 3열은 성인이 장시간 타기에는 제한적이지만, 패밀리 SUV로서 필요할 때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트렁크 공간도 실용적이다. 3열을 접으면 바닥이 비교적 평평하게 이어지고, 짐을 싣고 내리는 과정도 부담이 적다. 가족 단위 여행이나 장거리 이동을 고려하면 XC90의 공간 구성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주행감은 '볼보답다'는 표현이 잘 맞았다. 도심에서는 차체 크기가 작게 느껴지는 차는 아니지만, 움직임이 차분하고 예측 가능하다. 스티어링은 예민하기보다 안정적인 방향으로 세팅돼 있다. 좁은 길이나 주차 상황에서는 360도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큰 차체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고속도로에서는 XC90의 장점이 더 선명했다. 차체가 묵직하게 노면을 누르고, 속도가 올라가도 불안한 움직임이 적다. 차선 변경 때 차체가 급하게 흔들리기보다 한 박자 여유 있게 따라오는 느낌이다. 고속 주행 중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비교적 잘 억제됐다. 플래그십 SUV답게 조용하고 안정적인 이동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가평 인근 산길 와인딩에서는 XC90의 성격이 더 분명해졌다. 코너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차는 아니다. 대신 큰 차체가 불안하게 출렁이거나 뒤늦게 따라오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차체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AWD 시스템은 노면 변화에 맞춰 접지감을 유지했다. 운전 재미보다는 동승자가 불안하지 않게 움직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출력은 충분했다. 300마력의 최고출력은 대형 SUV를 움직이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추월 가속이나 오르막 구간에서도 힘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다만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즉각적으로 튀어나가는 반응은 아니다. 초반 응답성은 다소 여유로운 편이고, 운전자가 원하는 힘이 실제 가속으로 이어지기까지 약간의 간극이 느껴졌다. 전기차나 고성능 하이브리드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연비도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XC90 B6의 공인 복합연비는 9.5km/l다. 도심과 고속도로, 산길이 섞인 시승 환경을 고려해야 하지만, 대형 SUV의 무게와 AWD 시스템, 21인치 휠 조합을 감안해도 효율성 면에서는 큰 강점으로 보기 어렵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출발과 재가속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기여하지만, 체감 연비를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성격은 아니었다.

반대로 오디오는 기대 이상이었다. 바워스&윌킨스 하이 피델리티 사운드 시스템은 XC90 실내의 만족도를 크게 높이는 요소다. 대시보드 상단의 센터 스피커와 실내 곳곳에 배치된 스피커는 음을 넓고 선명하게 퍼뜨린다.
음악을 크게 틀어도 소리가 거칠게 뭉개지지 않고, 보컬과 악기음이 비교적 또렷하게 구분된다. 장거리 이동이 많은 운전자라면 이 사운드 시스템만으로도 XC90의 매력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옵션 구성도 풍부하다. 통풍·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앞좌석, 헤드업 디스플레이, 360도 카메라, 파일럿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대형 프리미엄 SUV에 기대하는 사양이 고루 갖춰졌다. 특히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과하게 개입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운전을 보조하는 쪽에 가깝다. 장거리 고속 주행에서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XC90 B6는 강렬한 한 방으로 승부하는 SUV는 아니다. 고성능 SUV처럼 운전자를 흥분시키지도, 전기차처럼 즉각적인 가속 반응을 앞세우지도 않는다. 하지만 장거리 이동에서 탑승자를 편안하게 만들고,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감을 유지하는 능력은 뛰어나다.
아쉬운 점은 명확하다. 연비는 기대보다 낮고, 초반 응답성은 조금 더 민첩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시트 착좌감, 정숙성, 안정감, 오디오, 안전·편의 사양을 종합하면 XC90 B6가 지향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빠르게 달리는 SUV보다 오래 타도 피곤하지 않은 SUV. 가족을 태우고 장거리를 이동할 때 더 빛나는 플래그십 SUV다.
XC90 B6는 화려한 변화보다 신뢰의 완성도를 앞세운다. 프리미엄 SUV의 기준을 성능 수치가 아닌 편안함과 안정감, 그리고 탑승자 만족도에서 찾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선택지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