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나이스신용평가가 12일 올 1분기 부동산신탁 당기순이익이 75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위험 노출과 대손비용은 줄었지만 신탁계정대 확대와 낮은 신탁보수 비중으로 재무·수익 구조 취약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 신탁사들은 비토지신탁·리츠·정비사업 등으로 새 수익원을 찾고 있으나 경쟁 심화와 구조적 한계로 단기간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책준 PF 잔액 반토막에도
수익창출력·재무부담은 여전히 위험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위험 노출 규모가 줄면서 부동산 신탁업계가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배경이 수익성이 아닌 회수 불능 매출채권(미수금)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말하는 대손 부담 완화에 있는 만큼 안심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 수익 비중이 낮아지면서 신탁계정대(공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탁사가 대신 갚는 돈) 회수 지연과 낮아진 수익창출력이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 흑자 전환했지만…수익 회복보다 비용 감소 효과
1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1분기 부동산 신탁업의 당기순이익은 759억원으로 전년 동기(72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 14개사 모두 흑자를 낸 결과다. 우리자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은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흑자 전환의 주된 배경은 대손 부담 완화다. 책임준공기한 도과 사업장 관련 충당금 적립이 지속되며 2025년 조정대손비용은 1조2000억원 수준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조정대손비용은 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1508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분기 기준으로도 2023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부실 사업장 관련 손실을 상당 부분 선반영한 데다, 책준형 사업장 관련 위험 노출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다.
2022년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사태 이후 꺾였던 부동산 경기가 점차 회복 양상을 보이면서 책준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우발위험이 과거보다 줄어든 영향이다. 2024년 말 약 2조3000억원 내외였던 책임준공기한 도과 사업장의 PF대출잔액은 지난해 약 1조5000억원으로 34.8% 줄었다.
전체 유효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PF대출잔액도 2024년 말 10조원을 웃돌던 수준에서 2025년 말 5조원 안팎으로 줄어 최소 50% 안팎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시공사의 책임준공 의무를 보강하는 구조다. 시행사가 PF 대출을 일으킬 때 시공사의 신용만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신탁사가 준공 책임을 함께 부담하면 대주단의 불안도를 낮출 수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비교적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수익원으로 꼽혔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분양이 지연되고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뛰자, 중소 시공사를 중심으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밀리는 일이 잦아졌다.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신탁사는 대체 시공사를 찾거나 사업장에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원리금 대위변제나 손해배상 부담까지 불거지면서 최근 신탁사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 책준형 후폭풍 여전…신용등급 강등·희망퇴직까지
전체 지표가 나아졌지만 업계의 기초 체력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익창출력이 여전히 저조한 탓이다. 영업수익은 3845억원으로 전년 동기(3785억원)과 비슷했지만 수익의 질은 나빠졌다. 영업수익 중 신탁보수 비중은 33.1%로 낮아졌고, 이자수익 비중은 28.2%로 더 높아졌다. 본업인 신탁보수보다 신탁계정대 이자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 비중이 커진 것이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업자(수탁자)가 신탁계약에 따라 집합투자재산 중 운용되지 않은 현금(미운용현금자산) 등을 신탁업자의 고유계정으로 대여해 두는 '대여금 성격의 계정'을 말한다. 공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탁사가 대신 갚는 돈이다.
재무 부담 역시 크다. 14개 책준형 신탁사의 신탁계정대는 모두 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160.7%에 달한다. 분양률이 낮거나 사업장 가치가 떨어지면 이를 제때 회수하기 어렵다. 회수가 불확실한 금액은 충당금이나 대손비용으로 반영돼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자금조달 수요도 함께 늘면서 평균 부채비율은 158.6%, 순차입금의존도는 24.8%로 각각 나타났다.
신용도에도 이 같은 부담이 반영됐다. 나신평은 올해 상반기 부동산신탁 10개사에 대한 신용평가를 완료하면서 한국자산신탁과 우리자산신탁, 교보자산신탁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코리아신탁의 등급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직 규모를 줄이는 회사도 있다. 코리아신탁은 지난달 26일까지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르면 이번 주 10명 안팎의 퇴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새 먹거리 찾는 신탁사…경쟁에 반등 속도 제한적
전문가 사이에선 신탁계정대를 얼마나 회수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달라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회복 속도가 지역과 용도별로 엇갈리는 가운데, 지방과 비주거용 사업장의 분양률은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책준형 사업장을 많이 보유한 신탁사일수록 손실 확대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책준형 사업이 쪼그라들면서 신탁사들은 담보신탁 등 비토지신탁, 리츠,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중심의 차입형 토지신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계열 신탁사는 은행·보험사와 함께 비토지신탁 업무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비토지신탁은 토지신탁보다 수수료율이 낮고 은행·증권사 등 겸영 신탁사와의 경쟁도 치열하다는 단점이 있다. 리츠는 매각수수료 비중이 커 수익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정비사업 중심의 차입형 토지신탁도 인허가와 공정률, 분양률에 따라 수익이 인식되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단기간 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아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관리형 토지신탁을 비롯한 비차입형 신탁 부문에서는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신탁사들은 전통적인 부동산 신탁업 이외의 사업 영역 확대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준식 삼일 PwC 파트너는 "신탁사는 최근 수년간 PF 참여 주체로 성장했으나,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책준형 신탁의 순기능은 유지하되, 책임 범위에 대한 법률적 판단과 재무건전성 지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