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남정훈 기자 = KIA 이범호 감독이 트레이드로 영입한 하주석의 첫 경기를 지켜본 뒤 짧지만 강한 한마디를 남겼다.
KIA는 지난 23일 우완 불펜투수 이형범을 한화로 보내고 내야수 하주석을 영입하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후반기 반등을 위한 승부수였다.

KIA는 올 시즌 내야 운영에 적지 않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주전 유격수 박민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김규성과 정현창 등 젊은 내야수들이 기회를 받았지만 경험 부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선빈 역시 체력 안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트레이드 다음날 "박민의 부상으로 내야 보강이 필요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경기를 풀어갈 선수가 부족했다"라며 "야구를 잘했던 선수는 잠시 어려움을 겪더라도 결국 다시 잘한다. 하주석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하주석은 트레이드 발표 직후 곧바로 광주로 이동했다. 그러나 데뷔전은 하루 미뤄졌다. 24일 상대 선발이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 안우진이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특유의 농담을 섞어 "2군에서 두 달 있다가 왔는데 안우진 공 치라고 하면 예의가 아니다"라며 "첫인상이 중요했다. 하루 정도 적응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하루를 쉰 하주석은 25일 키움전을 통해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루수, 7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하주석은 첫 타석부터 키움 선발 박준현의 시속 150㎞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KIA 데뷔 첫 안타와 첫 타점을 동시에 신고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두 차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2타수 1안타 2사구 1타점 1득점을 기록, 세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26일 키움전을 앞두고 "확실히 야구를 할 줄 안다. 2루수로 외야 뜬공을 처리할 때 스텝도 좋았고 타구도 잘 따라갔다. 사이드 움직임도 좋았다"라며 "경기를 많이 뛰어서인지 1루수 박상준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는 모습도 있었다. 충분히 우리 내야에 도움이 될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 감독이 높게 평가한 것은 안타 하나가 아니었다. 베테랑다운 경기 운영 능력이었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한 하주석은 한화에서 1군 통산 1000경기에 가까운 경험을 쌓았다. 유격수로 성장해 팀 사정에 따라 2루수까지 소화하며 오랫동안 내야를 책임졌다. 지난해에는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올 시즌은 쉽지 않았다. 수비 범위와 실책 문제가 불거졌고 결정적인 본헤드 플레이까지 겹치며 2군으로 내려갔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타율 0.327, OPS(출루율+장타율) 0.800을 기록하며 꾸준히 감각을 유지했지만, 1군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런 하주석에게 KIA는 새로운 기회였다. 첫 경기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이 감독은 곧바로 더 큰 실험에 나섰다. 26일 경기에서는 하주석을 2루수가 아닌 유격수로 선발 기용했다.
이 감독은 "김규성이 키움 선발 투수인 김윤하를 상대로 상대 전적이 좋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하주석이 유격수에서 어떻게 하는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라며 "실수가 나오더라도 어느 정도 대처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주부터 삼성, NC, KT, LG 등 강팀들과 연달아 만난다. 유격수로 실험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KIA가 하주석에게 기대하는 것은 특정 포지션이 아니다. 이 감독은 "2루수든, 유격수든, 3루수든 가장 적합한 자리를 찾아주려고 한다. 이제 한 경기 했을 뿐이다. 계속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경쟁력 있는 포지션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하주석은 이날 유격수, 7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2루수 김선빈과 자연스럽게 키스톤 콤비를 이뤄 실수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경기에서 타격을 확인한 데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는 유격수 수비까지 점검을 마친 만큼, KIA는 후반기 내야 운영에 한층 더 다양한 선택지를 확보하게 됐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