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장은정 대표가 8일 패션과 반도체 결합 옷을 키웠다
- 올여름 냉각조끼가 폭염 속 산업현장서 수요가 급증했다
- 장은에프앤씨는 직원 6명으로 아디다스 등과 협업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여름 더위 속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며 산업현장 안전 문제 부각
냉각조끼 수요 증가 및 관련 기업의 기술 혁신이 주효
장은에프앤씨, CES 진출과 글로벌 브랜드 협업 성과로 성장 기대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기록적인 무더위가 한창이었던 8월초 저녁 방송된 한 뉴스 리포트가 경기 평택의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을 비췄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뙤약볕 아래 근로자들은 안전조끼 안에 조끼를 하나 더 껴입고 있었다. 반도체 냉각판인 '펠티어 소자'와 소형 선풍기를 붙인 냉각조끼다.
서로 다른 반도체 사이에 전류를 흘리면 한쪽은 차가워지고 다른 쪽은 뜨거워지는 원리를 이용해 피부 쪽 열을 밖으로 뽑아낸다. 착용 3분 만에 등 표면 온도가 36.9도에서 33.2도로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냉각조끼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최대 13배(1300%) 뛰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올해 7월 29일까지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누적 1만8396명, 사망자는 153명에 달한다. 이 중 열사병 사망자가 94.8%를 차지했다. 건설·택배·미화 등 '단순노무종사자'가 전체 환자의 24.3%로 가장 많았고, 산업단지가 몰린 평택·화성에서만 각각 313명, 278명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반도체가 옷 속으로 들어와 사람의 체온을 다스리는 시대. 이 흐름의 한복판에서 8년째 '패션과 반도체의 결합'을 밀어붙여온 강소기업이 있다. 장은정(54) ㈜장은에프앤씨 대표다. 스마트 아이스조끼와 스마트 발열조끼를 앞세워 국내 패션기업 최초로 CES 무대에 올랐고, 올봄에는 유럽 최대 섬유박람회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대기업 임원 자리를 내려놓은 건 2018년, 대학 강단에 서면서였다. "영원무역과 GS, LS를 그만두고 대학에서 융합디자인 관련 강의를 하다 패션에 IT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옷이라는 오래된 산업에 반도체라는 낯선 기술을 붙이겠다는 구상은 이렇게 강의실 칠판 앞에서 싹텄다. 그해 그는 회사를 차렸다. 25년 넘게 몸에 익힌 원단·봉제 노하우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얹는 실험이 시작됐다.
◇두 산업의 문화 충돌을 뚫다
패션과 반도체는 언어부터 달랐다. 장 대표는 창업 초기를 돌아보며 "처음에는 두 산업간 문화도 안 맞고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분야가 많아 애로 사항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봉제업체는 IT를 몰랐고, 전자업체는 패션을 몰랐다. 초기 시제품은 완성도보다 위험이 앞섰다. 탄소전선을 면상 발열체에 배치한 초창기 발열조끼는 전선이 꺾이면 스파크가 튀었고, 배터리와 발열체 연결부가 헐거워지면 충전 중 접촉 불량이 났다. 몸을 데우려던 옷이 자칫 화상이나 화재로 이어질 뻔한 순간들이었다.
"발열조끼가 시장에 없는 것은 아니었다. IT와 결합한 제품도 많았다. 하지만 패드가 일체형이라 세탁 후 안전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었다"
해법은 카이스트(KAIST) 연구진과의 협업이었다. 발열패드를 옷에서 완전히 뗐다 붙일 수 있게 만들어 세탁 걱정을 없앤 제품은 앞·뒤판 온도를 따로 조절하는 3분할 발열 시스템으로 진화했고, 매년 새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1~2개월 만에 동나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한국소비자원 '우수제품'과 한국디자인진흥원 우수산업디자인에 잇따라 선정된 배경이다. 이렇게 확보한 지식재산권은 특허·디자인·상표·실용신안을 합쳐 54건을 등록, 출원하였고 현재도 추가로 출원 중이다.
성장통은 기술 개발에서만 오지 않았다. 2022년 환율이 급등했을 때 그는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에서 "환율 급등으로 인한 환차손이 발생했다. 구매기업과 계약 후 납품시점의 환율은 대기업, 중견기업은 전혀 반영이 안되고 있어 중소기업이 손해를 모두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정작 위기는 뜻밖의 곳에서 기회로 바뀌기도 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장은에프앤씨는 대한간호협회와 손잡고 방역 현장 의료진을 위한 냉각 제품 협업에 나섰다. 방호복 속에서 땀범벅이 되던 간호사들에게 체온을 낮춰주는 아이스조끼를 공급한 이 협업은 2021년 우수특허대상 수상으로 이어졌고 대통령도 언론을 통해 칭찬한 제품이다. 다들 매출이 꺾이던 팬데믹 시기, 장은에프앤씨는 오히려 제품 라인업을 넓힌 셈이다.

◇직원 6명, 아디다스가 찾아왔다
시장은 서서히 반응했다. 2020년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혁신유망기업'에 선정됐고, 2021년에는 인도 등지에 63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2023년 9월에는 독일 뒤셀도르프 안전산업 전시회 'A+A'에 출품했고, 같은 해 10월 제47회 국가생산성대회에서 CEO 부문 산업포장을 받았다. 2024년 1월에는 국내 패션기업 중 유일하게 CES 2024에 참가해 스마트 히팅 베스트와 스마트 쿨링 베스트를 선보였고, 그해 7월 대한민국 산업대상 기술혁신부문 본상까지 겹경사가 이어졌다.
정작 회사 규모는 소박하다. 연 매출 60억원, 한국에 상시 직원은 6명뿐이다. 그런데도 지난 4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산업용 섬유 박람회 '테크텍스타일' 부스 앞에는 세계적 브랜드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온러닝(On Running), 아디다스, 스웨덴 자동차 안전부품사 오토리브(Autoliv), 영국 아웃도어 브랜드 크래그하퍼스(Craghoppers)가 잇따라 협업을 제안했고, 폴란드 특수보호복 선도기업 PW Krystian과는 업무협약(MOU)까지 맺었다. 이를 기념해 베를린에서 주 한국대사도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까지 와서 직접 부스를 방문해 축하했다. 직원 6명이 만든 기술이 아디다스 담당자를 부스 앞에 세운 순간, 그 자체가 이 회사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직원이 오래 일하고 싶은 회사를 꿈꾸다
기술만큼 신경 쓴 것은 '사람'이었다. 장은에프앤씨 홈페이지 CEO 인사말에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 창조적 가치창출로 함께 성장하는 기업,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는 세 가지 방향이 담겨 있다.
회사는 시차출퇴근제와 정시퇴근제, 특별휴가제와 안식휴가제를 운영하고 교육비·훈련장려금·도서구입비를 지원하며 가족친화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서비스 브랜딩 관점에서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장 대표의 활동 반경은 회사 밖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서울특별시체육회 산하 근대5종연맹 부회장도 맡고 있다.
올여름 산업현장 곳곳에서 냉각조끼가 불티나게 팔리는 지금, 8년 전 강의실에서 시작된 그의 구상은 더 이상 낯선 실험이 아니다. 반도체로 몸을 식히는 옷이 산업현장의 표준 장비로 자리 잡아가는 사이, 직원 6명의 강소기업 장은에프앤씨는 유럽 브랜드들과 나란히 설 다음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 장은정 대표는=1972년생. 중앙대 패션예술학과 석사, 성균관대 겸임교수. 연세대학교 대학원 디자인전문가과정 서비스디자인 강의, 영원무역(1994~2003·노스페이스 론칭)→GS그룹(피닉스코리아 전개)→LS네트웍스(2008~2010·프로스펙스 리포지셔닝, 'W' 론칭)를 거친 32년차 패션인. 2018년 장은에프앤씨 창업. 서울특별시체육회 근대5종연맹 부회장 겸직. 스마트 아이스조끼·발열조끼 등 냉감·온열 웨어가 주력 사업. 연 매출 60억원, 상시직원 6명, 국내외 지식재산권 54건 보유. 유럽 아웃도어·안전보호복 브랜드와 정식 공급계약 체결, 친환경 소재 기반 스마트 웨어로 사업영역 확대가 목표. 세계최고의 한국 IT기술과 패션의 융합디자인제품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확장.
wind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