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랜드그룹이 20일 호카 국내 새 총판사로 선정됐다.
- ICDR가 조이웍스의 사업권 유지를 두 차례 명령했다.
- 이랜드는 개시 시점 못 정했고 분쟁 장기화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중재 결과에 따라 시장 변화 예상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이랜드그룹이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새 총판사로 선정됐지만, 당장 시장에 판매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국제분쟁해결센터(ICDR)가 기존 총판사인 조이웍스의 손을 두 차례나 들어주면서 국내 사업권을 그대로 유지하라고 명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호카의 글로벌 본사인 미국 데커스브랜즈 아시아태평양 법인은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한국 내 호카 브랜드의 새로운 총판으로 이랜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데커스 측은 "이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호카가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는 계약 체결 완료 단계"라며 "언제부터 사업을 전개할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약의 구체적인 기간과 조건에 대해서는 양사 간 비밀 유지 의무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카 총판권을 둘러싼 경쟁은 예상보다 치열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LF, 무신사 등 국내 주요 패션 기업이 나란히 유통 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이랜드가 최종 승기를 잡은 배경에는 뉴발란스를 국내에서 조 단위 브랜드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랜드는 총판 경쟁 과정에서 데커스 측에 "연매출 1000억 원짜리를 1조 원대 브랜드로 키워주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발표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조이웍스와 데커스 간 국제 중재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이다. 양측의 갈등은 올해 초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의 경쟁 업체 임직원 폭행 의혹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데커스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 우려를 이유로 조이웍스에 한국 총판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조이웍스는 이에 불복해 미국중재협회 산하 ICDR에 중재 및 가처분 신청을 냈다.

ICDR은 지난 4월 데커스가 조이웍스 이외의 다른 업체를 신규 한국 유통사로 선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1차 긴급 명령을 내렸다. 데커스가 이에 불복해 재심을 요청했지만, ICDR은 6월 재차 조이웍스의 손을 들어주며 최종 판정 전까지 국내 사업권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라는 2차 긴급 명령을 내렸다. 두 차례의 명령 모두 조이웍스에 유리한 결론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데커스는 8월 20일 이랜드를 새 총판으로 공식 발표했다.
조이웍스 측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조이웍스 임직원과 협력 업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결성돼, 2018년부터 8년간 유통해온 브랜드를 일방적으로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이웍스는 2018년 호카 라이선스를 확보해 매출을 2022년 228억원에서 2024년 820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랜드에 대해서도 판권부터 차지한 뒤 법적 문제는 나중에 배상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식의 계산이라며 비판했다. 조이웍스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기존 총판사와 충분한 협의 없이 새 파트너십을 발표한 것은 비즈니스 관행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조성환 전 대표는 8월 10일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폭행 사건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이 호카 판권을 노린 세력에 의해 사전에 기획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이랜드 측에 사업 개시 시점, 조이웍스와의 인수인계 방식, 뉴발란스와의 경쟁 브랜드 문제를 직접 물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사업 개시 시점을 아직 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계약상 절차 때문"이라며 "사업 준비에 대해 데커스와 협의하기 위함이지 국제 중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중재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 신규 총판에 대한 권리를 적법한 절차에 의해 획득했으며 사업 진행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사업 개시가 가능한 구체적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조이웍스 측 인력·매장·협력 업체 승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 총판 사업에 대해 호카 브랜드를 보유한 데커스 측과 협의하고 있다"며 "조이웍스 측에서 제기한 문제는 저희가 관여하거나 협의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뉴발란스와의 경쟁 브랜드 제한 조항 여부에 대해서는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 유지 의무 조항이 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면서도 "현재 한국 시장에서 이랜드가 데커스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서는 문제될 소지들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랜드월드는 1994년 독일 '푸마'와 국내 판매 계약을 맺어 연매출 100억원 안팎이던 브랜드를 13년 만인 2007년 18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2008년부터는 '뉴발란스' 국내 사업을 맡아 250억원이던 매출을 16년 만인 2024년 1조원 이상으로 키운 이력이 있다. 다만 뉴발란스 본사가 2027년 1월 1일부터 한국법인을 통해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로 하면서, 이랜드로서는 호카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이랜드월드 패션 부문 매출 1조 8477억원 가운데 뉴발란스 비중이 약 28퍼센트에 달했다는 점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이번 사안은 이랜드가 '판권은 확보했지만 아직 팔 수는 없는' 이례적인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랜드가 법적 절차의 적법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 개시 시점과 조이웍스 인수인계 방식, 경쟁 브랜드 조항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을 내놓지 않았다.
국제 중재의 최종 판정이 언제 어떤 방향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이랜드의 호카 사업 개시 시점은 물론, 국내 러닝화 시장의 유통 구도 자체가 다시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