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투자 지연을 빌미로 한국을 압박했다
- 한미 관계는 관세·안보·첨단기술까지 묶인 총체 위기로 번졌다
- 정부는 범부처 대응체계를 갖춰 동맹 압박에 대응해야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경제 부담과 동맹 안정 교환한 관세 합의 흔들
추가 투자·호르무즈 파병·북미 대화 압박 이어져
통상·기술·안보 '패키지 대응'으로 시스템 바꿔야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국을 향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거세다. 개별 사안에 대한 요구를 넘어 통상, 첨단 산업, 군사·안보, 중동 지정학적 요구까지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조여 온다. 통상·대미 투자 독촉으로 시작해 추가 투자, 첨단 기술 및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요구에 이어 글로벌 해상 교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해 안보적 역할을 하라는 단계까지 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 카드를 꺼낸 것도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
현재 한·미 관계는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상태다. 한·미 동맹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때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긴 하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재명 정부의 한·미 관계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재명 정부는 친중'이라는 미국의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성공하고 대규모 대미 투자와 에너지·선박·첨단산업 패키지를 조건으로 관세 협상에 합의함으로써 당초 우려와 달리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미 관계가 틀어진 출발점은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이다. 합의 후 10개월이 지났는데도 2000억 달러 전략산업 투자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의도적으로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의 불만은 결국 이란 전쟁을 계기로 폭발했다.
대미 투자를 결정·집행하는 경제·산업 부처의 고민도 이해가 간다. 사실 한·미 관세 합의는 통상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익의 균형'과는 거리가 먼 트럼프식 강압적 통상 정책의 전형적 사례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해서는 안될 합의였다. 대미 투자로 인한 외환 시장의 불안과 불분명한 수익률을 감안한다면 대미 투자가 꺼리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미 관세 합의는 일반적인 통상·무역 합의가 아니다. 경제성 측면에서는 강탈당한 협상이지만 국가적으로는 한·미 동맹의 안정과 핵잠수함·원자력 주권과 같은 안보 전략 자산이 포함된 주고받기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국으로서는 불가피하게 경제적 부담과 안보·전략적 안정을 패키지로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 대미 투자에서 '상업적 합리성'만을 고집하게 되면 한·미 동맹과 한국의 안보가 흔들리는 구조를 갖고 있는 합의인 것이다.
만약 한국이 일본처럼 그나마 유리한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결정하고 집행을 시작했다면 반도체·배터리를 포함한 첨단 기술과 공급망 재편에 대한 추가적 압박을 피할 명분이 생겼을 것이다. 또 핵잠수함 도입,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이 올스톱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의 모든 동맹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동참하지 않았음에도 미국이 한국만을 콕 집어 비난하고 파병을 요구하게 된 것도 대미 투자 지연에서 비롯된 불만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정부 내에서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게 되면 대미 투자와 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운신할 공간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대미 투자를 미뤄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가 의회 권력을 빼앗김으로써 제한받게 되는 것은 국내정치적 사안일 뿐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외교권과 군 통수권은 여전하다. 아무리 '힘 빠진 트럼프'라고 할지라도 한국의 팔을 비틀 정도의 힘은 충분히 있다.
한·미 관계 이상 기류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먼저 대미 투자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상 분야 추가 압박이나 호르무즈 파병을 피할 길이 없다. 더 나아가 북·미 대화 재개시 한국의 입지도 보장받을 수 없다. 이것이 트럼프 시대에 한국이 처한 현실이다.
대미 협상 전략과 정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동맹국과 분야별로 개별 협상을 했다. 한국과도 안보 문제와 방위비 협상,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등을 별도로 다뤘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와 대미 투자, 첨단 산업, 공급망, 안보 등을 하나로 묶어 동맹을 압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미 전략은 여전히 통상과 경제, 첨단기술, 공급망, 안보 등의 문제를 관련 부처가 별도로 대응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문제다.
달라진 미국의 동맹 관리에 대응하려면 통상·첨단기술·공급망·안보를 총체적으로 함께 다룰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경제·산업 부처 장관을 정식위원으로 법제화하는 방안도 시급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