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제넨셀이 2021년 12월 양씨 회사에 6억원 CB 투자를 강행했다
- 대표이사는 반대했지만 강 교수 지시로 이사회 의사록이 작성됐다
- 법원은 대가성은 인정 못했고 김 후보자 청문회 쟁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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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으로 해라" 가치평가 조정 논의…투자 근거는 사후 마련
법조계 "양씨가 과시한 정치권 인맥 기대 속 6억 투자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던 브로커 양모 씨가 운영한 회사에, 제넨셀이 승인 이후 6억원 규모 전환사채(CB) 투자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내부 반대에도 거래를 강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제넨셀 내부에서는 대표이사까지 투자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제넨셀 창업자인 강모 교수는 "암튼 고하죠"라며 추진을 지시했고, 제대로 된 이사회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CB 인수 의결 이사회 의사록까지 작성됐다. 이에 김 후보자가 자신에게 임상 승인 요청이 이뤄진 뒤 집행된 6억원 규모의 CB 투자를 어느 범위까지 인지했는지가 청문회의 쟁점으로 남았다.
앞서 강 교수는 2021년 10월 6~8일 양씨에게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의 신속한 처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양씨는 같은 달 8일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 관련 자료를 전달하며 식약처 담당 부서에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고, 그로부터 18일 뒤인 같은 달 26일 승인이 떨어졌다. 그로부터 약 7주 뒤인 같은 해 12월, 강 교수가 사실상 운영하던 제넨셀 측 자금 6억원은 CB투자 방식으로 양씨가 운영한 회사에 들어갔다. 이에 법원은 이 돈이 '청탁의 대가'인지를 직접적인 쟁점으로 다뤘다.
◆ "선뜻 와닿지가 않는다"…대표이사 거듭 반대, 정관 따른 이사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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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뉴스핌이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제넨셀 대표이사는 2021년 11월 29일 강 교수에게 양씨가 운영한 구스타 투자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대표이사는 "교수님, 제넨셀이 구스타(양씨 운영 회사)에 투자하려면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선뜻 와닿지가 않습니다. 2020년에 이익이 났다가 2021년에 약 8억원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도 풋옵션 행사에서 걸리고"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강 교수가 "그러니까 이번주 내에 해버리고"라고 답하자, 대표이사는 다시 "지금 구조도 제넨셀에서 지급할 것(현금)과 제넨셀이 받을 것(구스타 지분)의 대가관계가 타당해야 합니다. 단순히 제넨셀에 생긴 자금을 그대로 외부에 보내는 것은 똑같은 상황 되풀이 하는 건데요"라고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암튼 고하죠. 근거자료만 잘 구비해서"라고 답했고, 대표이사는 다음 날 바로 이사회 소집 통지서 작성을 지시했다.
이후 제넨셀은 2021년 12월 10일 이사회를 열어 구스타가 발행한 6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는 의사록을 작성했다. 해당 의사록에는 이사 9명 가운데 5명이 참석해 찬성한 것으로 기재됐다.
하지만 CB 인수 업무를 맡았던 제넨셀 임원은 법정에서 "참석할 이사를 제가 정하는 것은 아니고, 통상 이분들이 동의를 해주니까 그분들로 지정해서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정황 등을 토대로 "제넨셀은 양씨 운영 회사의 CB 인수에 대해 실제로 이사회를 개최한 적이 없고, 의사록에 출석한 것으로 기재된 이사들은 모두 강 교수의 가족과 그 지인들이다"고 판시했다. 제넨셀은 이사회 의사록 작성 3일 뒤, CB 인수 대금 명목으로 양씨가 운영한 회사 측에 6억원을 송금했다.
◆ '20억→30억→40억' 며칠 새 오간 회사 가치…"일단은 뭐 약간 구라를 칠 거야"

제넨셀이 양씨 회사의 CB를 인수하는 데에는 해당 회사의 기업가치가 얼마인지, 6억원을 넣고 장차 얼마만큼의 지분을 받을 수 있는지를 따지는 절차가 전제돼야 하지만, 강 교수와 양씨 사이에서는 강씨가 투자를 추진하고 나서야, 그 근거가 될 회사 가치를 사후에 함께 맞춘 정황이 발견됐다.
강 교수는 2021년 11월 9일 양씨와의 통화에서 기존 평가액(20억원)을 듣고 "30억으로 해라, 30억으로"라고 지시했다. 닷새 뒤인 11월 14일에는 "40억 정도인데, 30억에 했어 이게 모양새가 좋긴 한데"라며 다시 검토를 요구했다. 즉, 투자를 추진한 뒤에야 그 근거가 될 회사 가치를 사후에 맞춘 셈이다.
이는 인수 근거가 된 양씨 회사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강 교수 지시로 수차례 바뀐 정황이다. 실제로 이 무렵 양씨 회사 측 세무사가 작성한 비상장주식 가치평가보고서는 순자산가액(2021년 10월 31일 기준)이 각각 약 32억원, 약 24억원으로 8억원 차이가 나는 두 버전이 존재했다. 재판부는 "위 가치평가보고서만으로는 위와 같이 평가차액이 높게 책정되거나 수일 내에 그 차액이 다르게 산출된 근거를 전혀 알 수 없다"며 "그럼에도 제넨셀 직원들은 위 가치평가보고서의 내용이 적정한지, 양씨가 운영한 회사가 기재된 것과 같은 실체를 갖추고 있는지에 관해 전혀 검증·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며칠 뒤 투자 명분을 만들기 위한 사업계획까지 마련했다. 강 교수는 양씨에게 제주도 재배단지와 콤부차 사업을 연결해 "제넨셀의 구스타에 대한 투자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니 제넨셀이 구축 예정인 제주도 소재 재배단지에서 구스타가 콤부차 제조설비를 마련하는 등 방식으로 제넨셀 수익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기업설명자료(IR)에 반영하라"는 취지로 지시했고, 뒤이은 통화에서 "그런 자료들이 반영이 되면 좋겠다. 일단은 뭐 약간 구라를 칠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이 콤부차 사업계획서에 대해 "강 교수는 구스타의 유통망이 장차 제넨셀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막연히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다"며 "제넨셀이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나 실질적인 심사를 거쳐 투자대상, 투자금액을 결정하였다고는 도저히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정치권 인맥 활용 기대 속 6억 투자 가능성"…대가성은 증명 부족
이렇게 절차를 무시하고 6억원 CB 인수가 강행된 가운데, 재판부는 이를 '김 후보자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 교수가 김 후보자에 대한 청탁 알선의 대가를 명시적으로 약속했다거나, 양씨가 위 약속을 근거로 강 교수에게 CB를 인수해달라고 요구한 내용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관련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양씨가 2021년 10월 8일경 김 후보자에게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전달하면서 '식약처 담당 과에서 업무를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 ▲강 교수가 제넨셀로 하여금 약 7주 뒤 양씨 운영 회사의 CB를 6억원에 인수해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강 교수가 임상시험 승인 심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 양씨가 김 후보자 등 본인의 정계 인맥을 과시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무렵 두 사람(강 교수, 양씨)이 나눈 전체적 대화와 맥락 등에 비춰보면 강 교수가 공무원에 대한 청탁 또는 알선을 조건으로 해 양씨에게 투자를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제넨셀 임상 승인 신속처리 요청과 관련해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실제 뇌물 수수가 없었고, 약속한 금액이 비교적 크지 않은 점 등이 참작 사유였다. 다만 김 후보자는 지난해 5월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며, 현재 심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강 교수 측이 양씨 측에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 정치권 인맥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형사법 전문 법조계 관계자는 "양씨가 김 후보자를 비롯해 여러 정치권 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해온 정황까지 고려하면, 강 교수 측이 양씨에게 6억원을 무리하게 투입한 배경에도 특정 인물이 아닌 양씨의 폭넓은 정치권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런 정황만으로 양씨가 실제로 김 후보자 등 특정 공직자와 대가관계를 맺었는지까지 법적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 측은 "이번 코로나 임상 승인 관련 민원 전달 과정에서는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업체 관계자(강 교수)의 독자적인 범죄행위를 후보자에게 소급해 '독약의 승인을 받아낸 로비'라고 규정하는 것은 근거 없는 책임 전가이자 악의적 왜곡"이라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오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