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대법관 재제청 갈등을 벌였다
- 대법관 공석 사태가 7개월 넘게 이어지며 정치권 전선도 확산했다
- 헌재 판단·입법·타협 등 해법이 거론되나 즉각 해소는 쉽지 않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출구는? 재제청이냐, 새 추천위냐…헌재 권한쟁의심판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조 대법원장이 거부로 맞서면서 반년 넘게 이어진 대법관 공석 사태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오리무중에 빠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22일 재제청 거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23일 추가 입장문을 냈다. 청와대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대통령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헌법 위배'라고 규정하자 반론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반려한 것도, 대법원장이 이를 다시 거부한 것도 헌정사상 처음이다. 참고할 선례조차 없는 터라 법조계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일 정도다.
◆ 재제청하라는 청와대 vs 재제청 못한다는 조희대
이 대통령은 올해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 고법판사를 발탁하려 한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김 판사가 대법관으로 취임하면 남편인 오영준 헌법재판관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소원이 시행된 이후 공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청와대와 대법원 간의 협의가 7개월이 넘도록 진전이 없자 조 대법원장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했고, 청와대는 이를 반려했다.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충돌 지점은 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이 대통령과의 사전 합의라는 관례를 무시한 '절차적 흠결'이 있다고 지적하고, 재제청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공문에는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았다는 논리로 맞섰다.
조 대법원장이 23일 제시한 입장문을 보면 "언론 등으로 알려진 '제청 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는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공문은 정상적인 부서 절차를 거쳤고, 거부 의사와 헌법적 근거도 분명히 적시했다고 반박했다.
![]() |
◆ 정치권으로 전선 확장…李대통령 사법리스크 둘러싼 대립이 도화선
인선으로 촉발된 갈등의 뿌리는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해 5월 1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이었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사실상 선거에 개입했다고 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때문에 '대법관 재제청 갈등' 전면전은 정치권으로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거부권을 '위헌적 내란 행위'로 규정하며 탄핵과 국정조사, 특검 등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동원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10월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민석 당 대표는 국회의 권한을 활용해 조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지켜낸 정당한 결단이라고 맞서며 청와대를 향해 대법관 임명동의안의 즉각적인 국회 제출을 촉구했다.

◆ 기존 후보냐, 새 추천위냐, 손봉기냐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헌법은 답을 주지 않는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규정한다. 제청과 임명 사이의 협의 절차도, 대통령의 제청 거부 권한도 정하지 않았다.
현행 절차 안에서 가능한 해법은 세 갈래다. 문제는 어느 길이든 한쪽이 물러서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첫째는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요구대로 기존 추천 후보 가운데 다시 제청하는 방안이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애초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수용하면 기존 추천 후보 3명 중 1명을 다시 제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석을 가장 빨리 메울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남은 후보들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 조 대법원장이 애초 1순위로 꼽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내란전담재판부에 지정되면서 후보에서 빠졌다.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을 겸하고 있어 어렵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조 대법원장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사실상 김 고법판사뿐이다. 조 대법원장이 공정성 우려를 이유로 반대해 온 입장을 뒤집어야 한다.
둘째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꾸려 원점에서 다시 추천받는 방안이다.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새 후보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추천과 제청,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를 다시 거쳐야 해 공석은 몇 달 더 길어진다. 사법부는 앞서 기존 추천을 무효화하고 새로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기존 후보 4명 모두의 동의가 필요했는데 일부가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는 청와대가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을 수용해 손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내는 방안이다. 절차상으로는 가장 간단하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가 손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다수다. 그러나 청와대가 '절차적 흠결'을 이유로 반려한 만큼, 청와대가 이를 철회할 명분이 부족하다. 정치적으로는 협의 없는 서면 제청을 수용했다는 선례가 남는다는 부담도 있다.

◆ 헌재 권한쟁의심판 해법될까…靑 "검토하고 있지 않다"
청와대와 대법원이 타협하지 않는다면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의 판단에 맡기는 방법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헌법재판소 판단에 맡기는 길이 제청권과 임명권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법리 다툼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대법관 공백을 신속히 해결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청와대가 국회의 대법관 임명동의 심의표결 권한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다만 당사자 적격성이 없어 각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청와대는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입법으로 절차를 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추천위를 다시 꾸리지 않고 기존 추천 후보 가운데 다시 제청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현행 법원조직법은 추천을 마친 추천위가 바로 해산되는 것으로 본다. 제청과 임명 사이의 협의 절차를 법에 담으면 같은 갈등의 재발은 막을 수 있지만, 이번 공석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결국 남는 길은 정치적 타협이다. 공개 공방을 멈추고 비공개 협의로 돌아가 양측이 수용할 제3의 후보를 찾는 방식이다.
다만 공문 문구와 헌법 해석을 두고 공개적으로 맞선 현 상황에서는 먼저 물러서는 쪽이 '패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the13o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