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제31회 BIFF 심사위원들이 7일 역사왜곡 논란 속 창작 존중을 말했다.
- 장이머우 감독은 영화는 허구라며 창작과 해석의 여지를 강조했다.
- 정주리 감독은 상처를 이해하면서도 영화는 책임지는 작업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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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제 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이 최근의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작품과 관련해 영화는 영화일 뿐, 허구의 이야기로 빚어낸 창작물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부산 영화의전당 기자회견장에서 제 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 자리엔 장이머우 심사위원장과 비간 감독, 정주리 감독,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이시카와 케이 감독, 쩐 티 빅 응옥 프로듀서, 배우 최희서까지 심사위원단 전원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장 장이머우 감독은 '데뷔작 '붉은 수수밭(1987)'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으며, 두 차례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거장 감독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는 2010년 '산사나무 아래'가 개막작 선정된 이후로 인연을 이어왔다.
비간 감독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광야시대' 감독으로 방문한 이력이 있다. 올해는 심사위원으로 부산과 다시 만났다. 정주리 감독은 올해 영화 '도라'로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부산에서는 올해 심사위원으로도 함께하게 됐다.
카자흐스찬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는 '아이카'로 2018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 부산에서도 뉴 커런츠 부문에서 다수 수상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아시아 대표 영화인이다. 이시카와 케이 감독은 2023년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한 남자' 선정에 이어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장이머우 감독은 심사위원장으로서 아시아 영화와 한국 영화의 높아진 위상을 언급하며 부산국제영화제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아시아에 부산 영화제가 이미 중요한 영화제이고, 점점 더 중요한 영화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의 국제적인 영향이 커지고 있고 또 아시아 각국의 영화도 약진하고 있다. 아시아 영화의 국제적인 위상도 높아졌고 세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부산, 베이징, 온 아시아의 영화들이 점점 더 나아갈 거라고 생각하고 세계가 우리의 특수성을 볼 수 있도록 잘 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사 기준에 대해서도 "좋은 영화와 달리 나쁜 영화는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보기만 해도 좋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반면에 좋은 영화는 이 영화가 왜 좋은지 한 단어로 설명하기 참 어렵다. 심사 과정에서 제 경험을 넘어서는 영화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경쟁에 참여하는 영화라면 대단하고, 앞에 있는 것들을 돌파하고 거리낌없이 표현하는 동시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정, 정서를 연결해주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주리 감독도 "좋은 영화는 개인적으로 어떤 해답을 제시하는 영화가 아니라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가능한 사랑'을 보고 질문이 왜 중요한지라고 생각하게 됐고, 정말 좋은 영화는 영화관을 나설 때라고 시작된다고 하셨는데 결국은 영화를 통해서 질문을 받았을 때 스스로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작품이 좋은 영화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싸고도 이런 저런 잡음이 있었던, '암살자(들)'을 겨냥한 질문도 나왔다. 장이머우 감독 역시 실제 역사와 사건을 영화에 담아왔기에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자유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장 위원장은 "작품을 보지는 못했으나 이야기는 들었다. 역사적 진실과 창작의 관계에 대해 짧은 시간에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면서도 "창작은 창작이며, 꼭 진실이나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계에서 '생활에 기반하되 생활을 넘어서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 감독은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역사적 진실이라 하는 것도 그 자체가 과연 정말 진실인가 생각해 볼 문제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자 매력 아닐까 생각한다"고 영화적 표현과 해석에 창작의 여지를 열어두어야 하는 이유를 얘기했다.
또 "창작자를 존중하는 동시에 역사는 먼 옛날의 이야기지만, 영화라는 형식을 빌려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라며 "역사가 예술의 형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고, 영화를 본 이후 관객이 느끼는 것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관객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기도 한다"고도 했다.

정주리 감독 역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최근 '암살자(들)' 논란과 여파를 지켜보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정 감독은 "저 또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었고 관객을 만났다. 솔직히 요즘 제가 느끼는 감정은, 심사위원장 말처럼 영화는 영화고 어쨌건 간에 허구의 이야기이며, 영화로 만들어지면 허구의 인물이 된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드는 자세에 있어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제 영화도 아닌데 너무도 위축이 된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렇다"고 역사왜곡 논란에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또 "한편으로는 상처받는 분들이 계실 수 있구나, 그 상처가 당연히 표현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영화를 통해 표현한 것에 대해 이런 반응들이 오게 되면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지'란 생각이 솔직히 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어디서 시작됐든 간에, 길어 올려졌든 간에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든 책임을 진다.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 비판도 당연히 듣고, 공감도 해주실 거고,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영화를 만든다. 그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요즘 든다"고 소신껏 의견을 밝혔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