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는 8일 농지조사 후속 특별조치법을 추진했다.
- 상속·고령농·관행 임대 농지는 처분 제외 방침이다.
- 이달 발의 뒤 연내 처리하고 내년 법을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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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임대차 서면계약 시 적법 인정…미허가 시설 사후 허가
특별조치법 이달 발의·연내 처리 목표…내년 상반기 법 개정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되더라도 투기 행위가 아니라면 농지은행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상속농지와 고령농의 농지, 관행적으로 임대해 온 농지 등에 대해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의무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날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농민들의 재산권 침해 우려와 정부의 설명·대책 부족을 집중적으로 지적한 가운데, 처분 제외 대상과 농지 이용 양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부는 특별조치법을 이달 중 발의하고 연내 국회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농지은행 위탁은 선택"…상속·고령농·관행 임대차 처분 제외 추진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에 대한 참고자료'를 발표했다. 이날 농식품부가 제시한 제도 개혁은 농지조사로 농촌 현장의 누적된 문제를 파악하고 특별조치법으로 이를 정리한 뒤,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실과 맞지 않는 농지법 규정을 개편하는 순서다.
핵심은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농지법상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도록 특별조치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농지은행에 농지를 임대하거나 매도하는 것은 소유자가 선택할 수 있으며, 위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명시했다.
유형별로는 상속농지에서 휴경이나 소유상한 초과 문제가 확인되더라도 처분 대신 제도 개선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령으로 직접 경작하지 못하거나 이웃·친척 등이 대신 경작하는 경우에도 현행법상 임대 허용 요건을 입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에 따른 처분을 진행하지 않는 방향이다.
종중·사찰·미등기 상속농지처럼 소유자가 다수이거나 명의관계가 복잡해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농지도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맹지 등 현실적으로 영농이 어려워 비워 둔 농지 역시 정부가 제시한 투기 유형에 해당하지 않으면 처분을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농업용 창고와 농업인 주택, 간이 농산물 처리시설 등이 필요한 인허가 절차 없이 설치된 경우에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이유로 원상회복 조치를 진행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명백한 투기 행위로 판단되는 농지는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현행 농지법에 따른 처분명령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가 제시한 투기 유형은 세 가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취득한 농지를 경작하지 않고 무단 방치하거나 임대하는 경우 ▲가격 상승 후 되팔려는 목적으로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경매 등으로 농지 지분을 취득한 뒤 방치·임대하는 경우 ▲농업법인을 통해 취득한 농지에 농사를 짓지 않고 쪼개 팔거나 임대하면서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경우다. 첫 번째 유형에서 상속농지는 제외된다.
이런 처분 제외와 특례는 특별조치법 제정 후 적용할 사항으로, 국회 협의를 거쳐 구체화할 예정이다.
◆ 국감서 제기된 농민 불안…임대차·시설 양성화 방안 구체화
이번 자료는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질타가 이어진 직후 나왔다.
국감에서는 고령이나 상속 등 농촌 현실에서 발생한 관행적 위반까지 처분 대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농민들의 불안이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사 목적과 처분 기준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법·제도 정비와 후속 대책보다 조사가 앞서 진행된 점도 쟁점이 됐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국감에서 농민의 땅을 몰수할 계획은 없으며, 일반적·관행적 위반과 투기성 위반을 구별해 처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경작농지와 수도권 투기농지를 중심으로 조사를 전환할 용의가 있는지 묻자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자료에서 처분 제외 방침과 함께 기존 농지 이용을 적법하게 전환하는 특례 방향도 제시했다.
관행적인 임대차는 현재 규정에 부합하는지와 관계없이 특별조치법상 특례기간 중 서면계약을 체결하면 계약기간 동안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경우에도 기존 실경작자를 지정해 계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미허가 시설은 다른 법령의 요건을 충족하고 사전에 전용허가 등을 신청할 수 있었던 시설에 대해 사후 허가 신청을 허용할 예정이다. 비농업용 시설은 농지보전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농업진흥지역에서 금지되거나 다른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시설 등은 적법 전환 특례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기간 임야로 변한 농지나 농지로 오랫동안 사용해 온 임야, 묘지 등 지목과 실제 이용 상태가 다른 토지는 신청을 통해 지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 특별법 연내 처리 목표…농지은행 매입 확대·농지법 개정 추진
농지은행의 매입·수탁 범위와 이용 절차도 개선한다. 농지를 팔거나 맡기고 싶어도 농지은행이 전부 다 받아주지 않는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현재 곧바로 영농에 활용할 수 있는 농업진흥지역 농지를 위주로 매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비진흥지역 농지도 농업에 활용할 수 있다면 매입하는 방향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개별 신청에 따른 매입 외에 지역별 농지 수요와 영농 효율성을 고려한 매입·공급 방식도 추가한다.
매입 대기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도 농지은행 예산 증액을 국회와 협의한다. 여러 기관을 방문해 서류를 제출해야 했던 이용 절차는 농지은행 방문만으로 다른 기관의 서비스를 연계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정보는 농지제도 개편과 통합 정보체계 구축에 활용한다. 등기부와 토지대장, 농지대장, 농업경영체 정보, 전용허가 정보 등을 연계·교차 검증하고 농업인이 지역별 농지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통합 농지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추진하는 농지법 개정에는 임대차·휴경 인정 사유 확대, 실경작자와 임차농의 권리 보호, 종중·사찰·미등기 상속농지의 적법한 임대차 계약 방안 등을 반영한다. 농업용 시설 규제를 현실에 맞게 정비하고 영농이 어려운 농지의 관리·활용 방안도 마련한다.
농지은행이 확보한 농지는 규모화·집적화해 청년농과 전업농에게 공급한다. 은퇴를 희망하는 고령농에게는 농지 매입·수탁과 농지연금 등을 통해 농지를 노후소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오는 12일이 시작되는 주부터 농지 조사 상담센터를 설치해 조사와 후속 조치를 안내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접수한다. 농업인과 지방정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특별조치법의 이달 발의와 연내 국회 절차 마무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