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리가켐바이오는 21일 자체 개발 후보물질의 임상을 확대했다.
- 오리온의 6735억원 투자로 임상 개발 재원을 확보했다.
- 임상 데이터 확보와 2년간 공백인 기술수출 재개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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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오노약품 계약 이후 신규 기술이전 공백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오리온그룹이 6735억원을 투자한 리가켐바이오가 신약 후보물질의 자체 임상을 확대하고 있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기술을 해외 제약사에 이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기술수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1493억원에 달했다.
오리온의 투자로 확보한 재무적 여력이 이러한 전략 변화의 기반이 됐다. 다만 직접 임상에 나서는 만큼 연구개발비와 실패 위험도 커졌다. 특히 글로벌 기술수출 시장에서 중국 바이오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리가켐바이오가 약 2년간 이어진 신규 글로벌 기술수출 공백을 끝내고 투자 성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오리온 6735억원 투자로 개발 여력 확대
21일 리가켐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북미 임상기관에서 클라우딘18.2(CLDN18.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LCB02A'의 글로벌 임상 1·2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이번 투약으로 LCB02A는 동물 대상 비임상 연구에서 확인한 효능을 실제 환자에게 평가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임상을 뒷받침하는 기반은 오리온의 투자와 후속 자금조달이다. 오리온은 해외 투자법인 팬오리온을 통해 2024년 3월 약 5485억원을 들여 리가켐 지분 25.73%를 확보했다. 올해 전환우선주 825억원과 전환사채 425억원 등 125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최초 인수와 추가 투자를 합친 금액은 약 6735억원이다.
리가켐은 올해 들어 오리온뿐 아니라 정책자금과 국내 기관투자자가 참여한 총 5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로 장기 개발 재원도 보강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이 2500억원, 최대주주와 국내 기관투자자가 나머지 2500억원을 투자하는 구조다. 오리온의 추가 투자 1250억원은 이 조달금액에 포함된다.
잇따른 재원 확보로 리가켐의 보유 자금은 지난 8월 기준 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도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1493억원을 투입했다.
오리온의 투자는 리가켐이 핵심 후보물질의 임상을 직접 진행할 재무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리가켐은 그동안 초기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해외 파트너사에 이전하고 후속 개발을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초기 기술이전은 후속 임상비와 실패 위험을 파트너사에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개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거나, 후보물질의 가치 대비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직접 임상을 진행하면 환자 대상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뒤 기술이전을 추진할 수 있다.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여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협상할 수 있다. 이는 향후 회사의 수익 규모를 키우는 기회가 된다.
리가켐이 개발 주도권을 확대하는 움직임은 다른 후보물질에서도 나타났다. 리가켐은 지난 8월 미국 넥스트큐어와 공동개발하던 B7-H4 표적 ADC 'LNCB74'에 대한 전환·승계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기존에 개발비와 상업화 이익을 절반씩 분담했지만, 넥스트큐어의 사업 방향 변경을 계기로 리가켐이 단독개발자로 나섰다. 임상 진행과 사업화 전략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 신규 기술이전 2년 공백…후속 성과 과제
LCB02A의 자체 임상과 LNCB74 단독개발은 리가켐이 직접 부담하는 비용과 사업상 책임이 함께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을 제공한 뒤 파트너의 개발 성과에 따라 대가를 받는 구조와 달리, 직접 개발하는 후보는 환자 모집과 임상 운영, 후속 개발 계획까지 회사의 판단이 중요해진다. 개발이 지연되거나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 ADC 기업들이 빅파마를 상대로 기술이전 성과를 확대하며 앞서가는 분위기는 리가켐의 임상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로슈는 지난 19일 중국 한소제약과 전임상 ADC 2개 및 추가 후보 개발을 포괄하는 협력 계약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리가켐은 ADC 시장에서 자사의 플랫폼 기술과 후보물질이 경쟁약 대비 어떤 장점을 갖는지 제시해야 한다. LCB02A 임상 첫 투약은 이를 검증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향후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가 후속 사업 방향을 판단할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 입장에서도 리가켐 투자를 바이오 사업의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개발 자산의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 확보한 재원이 임상 진전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후속 계약이나 상업화 가능성으로 연결되는 성과가 필요한 셈이다.
리가켐의 후속 기술수출 성과 또한 과제로 남아 있다. 리가켐이 공개한 신규 기술수출은 2024년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체결한 계약이 마지막이다. 기존 계약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은 이어지고 있지만, 신규 계약 소식은 약 2년간 나오지 않았다. 향후 발표될 임상 데이터 결과와 후속 기술이전 성사 여부가 오리온의 투자 효과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LCB02A의 첫 환자 투여는 회사의 페이로드 다변화 전략이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암센터들과 임상을 진행해 ADC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데이터로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