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민연금은 15일 지분 5% 이상 보유주식 평가액이 182조원 감소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감소액의 71.8%를 차지했다
- 국내주식 비중 확대 결정의 위험관리 적절성이 과제로 부상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野 "선거용 동원" 의혹 제기…장동혁, 국정조사·특검 주장
정부·여당 "장기적 운용 성과로 봐야"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이 석 달 반 만에 182조원 넘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액 변동분의 71.8%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발생했다.
국민연금 국내주식 평가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급락이 보유 주식 전반의 평가액을 끌어내린 것이다.
올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잇달아 높이고 리밸런싱 규칙도 손질했다. 국내 증시의 상승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금의 대규모 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주식 평가액과 기금 전체의 운용 성과가 함께 흔들렸다. 자산배분 확대가 수익 기회를 키운 만큼 하락장 위험에도 얼마나 노출됐는지가 이번 조정에서 드러난 과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6월 말과 10월 15일 기준 지분 5% 이상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10월 15일 333조5330억원으로 추산됐다. 6월 말 515조9293억원에서 182조3963억원(35.3%) 감소한 규모다. 평가액이 분기 기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 평가액 하락분 72%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감소액의 대부분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나왔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주식의 평가액은 74조2261억원 줄었고, 삼성전자는 56조8710억원 감소했다. 두 종목의 감소액을 합하면 131조971억원으로 전체 감소분의 71.8%에 달한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3만4000원에서 21만원으로 37.1%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265만원에서 126만2000원으로 52.4% 내렸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대량보유 공시를 분석한 결과, 10월 15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에서 50.2%를 차지했다.
두 종목의 주가가 오를 때는 기금 수익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지만, 하락할 때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평가액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된다. 이번 평가액 변동에서도 두 종목의 비중이 70%를 넘으면서 국민연금 국내주식 포트폴리오가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흐름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가 드러났다.
그러나 이 같은 평가액 변화를 국민연금 전체의 확정 손실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에프앤가이드 수치는 지분 5% 이상 보유 사실이 공시된 287개 상장사의 주식 평가액을 집계한 것으로, 실제 매매손익이나 전체 기금의 운용성과와는 범위가 다르다. 온라인에서 확산된 240조원 손실 주장도 산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6월 말부터 10월 15일까지의 주식 평가액 변동분과 7월 말 전체 기금 적립금 감소액을 합산하면 기간과 집계 범위가 겹쳐 중복 계산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공식 운용자료에서도 국내주식이 기금 전체 성과에 미친 영향은 확인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의 7월 말 기금운용 현황에 따르면 전체 적립금은 6월 말 1865조6000억원에서 7월 말 1684조2000억원으로 181조4000억원 줄었다. 국내주식 평가액은 같은 기간 543조2000억원에서 418조6000억원으로 124조6000억원 낮아졌다. 전체 적립금 감소액의 약 69%에 해당하는 규모다.
수익률도 큰 폭으로 조정됐다. 국내주식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월 말 107.37%에서 7월 말 60.11%로 47.26%포인트 하락했다. 기금 전체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27.22%에서 14.84%로 낮아졌다. 국내주식 비중은 6월 말 29.1%에서 7월 말 24.9%로 줄었다. 국내주식 평가액이 큰 폭으로 낮아지면서 기금 내 비중과 전체 수익률도 함께 조정된 것이다.
국내주식의 장기 운용성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23~2025년 국내주식 연평균 수익률은 27.70%로 벤치마크(BM) 수익률 26.22%를 1.48%포인트 웃돌았다. 올해 7월 말까지도 BM 대비 초과수익률은 플러스를 유지했다. 다만 초과수익 폭은 6월 말 4.95%포인트에서 7월 말 2.09%포인트로 줄었다. 장기적으로 벤치마크를 웃도는 성과를 냈더라도, 올해 급락장에서는 국내주식의 평가액과 초과수익 폭이 동시에 축소된 셈이다.
◆ 국내주식 목표 비중 상향…리밸런싱 효과 시험대
이 같은 변동은 올해 국민연금이 조정한 자산배분 기준과 맞물려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당초 14.4%에서 1월 14.9%로 높인 데 이어 5월에는 20.8%로 상향했다.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에서 벗어났을 때 보유 자산을 조정하는 리밸런싱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허용범위와 하루 조정 규모를 변경했다. 국내주식 투자 기회를 확보하고 대규모 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려는 조치였다.

당시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내 증시의 상승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기존 기준을 유지하면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한 매도 물량이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변경된 목표 비중은 리밸런싱 유예가 종료된 6월 말부터 적용됐으며, 확대된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는 올해 말 재점검하기로 했다.
목표 비중을 높이면 국내주식 상승에 따른 수익 기여도를 키울 수 있지만, 시장이 하락할 때는 국내주식의 변동이 기금 전체 성과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이번 급락에서 국내주식 평가액 감소가 전체 적립금 감소액의 약 69%를 차지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공시 대상 평가액 변동분의 71.8%를 차지한 점은 국내주식 비중과 종목별 집중도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리밸런싱 규칙 변경의 효과는 별도로 봐야 한다. 매도를 유예하면 대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보유 주식의 평가액도 낮아진다. 현재 자료만으로 유예 조치가 평가액 감소를 키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결정과 리밸런싱 유예가 장기 수익 기회 확보, 시장 충격 완화, 기금의 위험 관리라는 목표를 얼마나 함께 달성했는지는 향후 운용성과를 통해 평가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 국민연금 운용 놓고 與野 공방…정부는 장기성과 강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 상향과 리밸런싱 유예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 부양을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상장사의 평가액 감소를 기금 전체의 손실로 규정하는 것은 부정확하다며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유예와 국내주식 목표 비중 상향을 거론하며 "선거에서 이기려고 국민연금을 불법 동원했다면 이 또한 명백한 탄핵 사유이자 중대범죄"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의 182조원 손실 주장을 반박하며 국민연금의 운용 원칙은 단기 주가 등락에 대응하는 매매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민연금 기금의 누적 운용수익률이 14.84%를 기록했다며, 일부 주식의 평가액 변화와 전체 기금의 운용성과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단기적인 증시 흐름만으로 국민연금의 운용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최근 국내주식 변동성으로 국민의 우려가 커진 점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인 만큼 전체 자산의 수익률을 장기적·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쟁점은 국내주식 평가액이 얼마나 줄었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목표 비중을 높이고 리밸런싱을 유예한 결정이 어떤 근거와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 시장 충격을 줄이려는 조치가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위험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함께 검증돼야 한다. 국민연금의 운용 성과는 전체 자산을 기준으로 장기적으로 평가하되, 그 과정에서 이뤄진 자산배분 결정의 근거와 책임성 역시 투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