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치 지나쳐 vs. 대형IB 고려시 가능'
[뉴스핌=정지서 기자] 출범 초읽기에 들어간 한국형 헤지펀드를 두고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과 함께 급성장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헤지펀드의 비교 대상으로 부상하며 구체적인 시장 규모 추정치에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자문형랩 따라잡기 쉽지않아...'상품' 아닌 '사업' 돼야
도입한 지 1년이 지난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현재 시장규모는 약 6조 8000억원 수준.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이 정도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준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한국재무학회의 특별 심포지엄에 참석해 "40조가 언급되는 헤지펀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과하다"며 "현실적으로 자문형 랩어카운트 시장 규모인 6~7조원만 된다 해도 성공적이란 평가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자문형 랩어카운트 만큼의 기대가 적절하다는 평가다.
그는 "아직 국내 투자자들에게 자산배분에 대한 개념이 형성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헤지펀드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트렌드한 상품으로만 인식된다면 그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지펀드의 비교 대상으로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언급되는 이유는 고액자산가 개인이 랩 상품의 주된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랩어카운트는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초기 개인투자자의 참여 가능성을 가늠하기에 적절한 대상"이라며 "다만 5억원 이상의 직접투자 보다는 1억원 이상의 재간접 형식을 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서 연구원은 "최근 랩어카운트 시장이 주춤한 수익률로 과도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헤지펀드 역시 출범 이후 운용 성과에 대한 양호한 평가가 이뤄져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태종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헤지펀드라는 상품 뿐"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가 산업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이는 사전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헤지펀드가 대안투자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전략적 자산배분의 대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며 "기존 랩어카운트 상품처럼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만 생각된다면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헤지펀드, 최소 21~24조원 시장 형성가능
현재 국내 헤지펀드 시장 추정치는 20조원에서 40조원 수준. 추정 방식에 따라 다양하지만 평균치는 약 21조원에서 24조원 정도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장 일반적인 시장 추정 방법으로 글로벌 금융자산의 배분 비중을 국내 시장에 대입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지난 2010년 기준 국내 개인과 법인 금융자산인 8524조원에 글로벌 금융자산에서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0.8~1.5%의 배분 비중을 대입하는 것.
서 연구원은 "이를 활용하면 최대 70조원의 시장 형성이 가능하지만 한국형 헤지펀드는 적격투자자 및 고액자산가를 투자자 대상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자산배분 비중을 단순히 적용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헤지펀드가 활성화되기 이전의 자산배분 비중인 0.5%를 보수적인 투자비중으로 적용하며 23조원 가량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헤지펀드가 대형IB출현을 위한 포석이란 점에서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탄력받는 모습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헤지펀드 도입은 저위험 중개업무 중심의 증권사 수익구조를 고수익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밑작업"이라며 "헤지펀드 내 개인 비중을 60%로 가정할 때 초기에는 5조원으로 시작해 3년 후에는 약 20조원의 시장형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사 관계자는 "적게는 20조, 많게는 40조원 규모의 헤지펀드 시장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며 "물론 자문형 랩시장을 고려했을 때 문제없이 이같은 규모로 성장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절대수익'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꾸준히 있어온 만큼 당국의 정책적 드라이브가 가능하다면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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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