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손희정 기자] "설이 설같지도 않고, 사람들도 오기는 많이와. 안사고 그냥들 가서 그렇지."
"대목봐야쓰는디 큰일이네 큰일이여 참...."
설 대목을 일주일여 앞두고 터져나오는 동대문구의 한 재래시장 상인의 목소리다.
정부는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물가를 2%정도 낮추겠노라고 발표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이에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곳곳을 살펴보니, 재래시장 물가는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더욱 얇아지게 하고 있다.
설 제수용품으로 산적에 필요한 소고기나, 과일, 전에 쓰이는 애호박과 달걀 등 필요한 상품만 사더라도 많이 오른 물가 탓에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대형마트 가격을 비교해보니 이마트 양재점은 설 물가를 잡겠다는 슬로건 아래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애호박 1980원, 제주 무 730원, 양파 1망 2480원 등에 구매할 수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애호박 2000원, 무 1000원, 양파 1망 2650원 등 두 마트의 가격은 별반 차이 없었다.
대형마트 안에는 설맞이 할인행사를 실시한다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걸려있었지만 소비자들의 큰 움직임은 없었다.
동대문에 위치한 경동시장의 모습 |
재래시장은 대형마트보다 가격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상품으로 비교해보면 동대문 경동시장에서는 조기 1마리 5000원, 달걀 10개 1800원, 사과 2000원 등에 판매하고 있다. 반면 논현동 영동시장에서는 조기 1마리 8000원, 달걀 10개 3300원, 사과 1400원 등 가격차이가 큰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설 제수용품 최대 30% 할인행사를 한다는 알림판이 여기저기 있었지만 정작 물건을 구매하러 온 소비자들은 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한 주부(47세)는 "추석이나 설 등 명절전에는 무조건 가격이 두 배 이상을 뛰는 것 같다"며 "예전처럼 대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딱 필요한것만 사고 아니면 설 지난 다음주에 물건을 구매하면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에서 7년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54세)은 "사람도 많이 없고 한철 대목보려고 애쓰는 상인들한테 재래시장도 설 제수용품 할인판매한다는 통에 죽겠다"며 "싸게 팔아도 많이 팔아야 조금이라도 남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정용식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현재 계속 경기가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정부의 물가인하 지침에 따라 전체 물가 상승률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여전히 체감물가는 높은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부담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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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