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경쟁 돌입, 4월부터 점유율 확대 전략 모색
[뉴스핌=배군득 기자] 삼성전자가 LED 조명 시장 선점을 위해 저가경쟁 등 본격적인 치킨게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1만원대 저가형 LED 조명제품(전구)을 내놓은데 이어 삼성LED 합병으로 시장 점유율 상승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치열한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만큼 이번 LED 조명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저가경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도 그 동안 LED 모듈에 집중한 삼성전자가 조명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삼성전자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ED 조명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조원, 2015년에는 약 28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60와트(W) 백열전구 대채용 LED 전구를 10~12달러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업체 라이팅사이언스그룹(LSG)에서 내놓은 같은 제품보다 3~5달러 저렴한 가격이다.
LED 조명이 사실상 저가경쟁에 돌입한 마당에 삼성전자가 이들보다 싼 가격으로 시장에 들어가려는 포석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5월 삼성LED와 LG전자가 1만원대 제품을 출시하며 저가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에 편승해 LED 조명 시장 상위 업체도 국내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거품을 빼고 있다. 네덜란드 필립스는 1만원대 LED 조명 신제품 3종을 내놨고 독일 오스람은 40W 백열전구 대체용 제품을 1만원에 팔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LED 합병이 마무리되는 4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치킨게임’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LED 합병이 조명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조치라는 점에서도 치킨게임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미국, 일본 등 LED에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국가들의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한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와 같이 삼성전자가 치킨게임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1위 업체라는 지위를 통해 출혈을 감수면서 후발주자를 견제할 수 있었지만 LED 조명시장에서는 반대로 삼성전자가 후발 주자라는 점이다.
더구나 필립스, 오스람과 같은 LED 조명의 강자들과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은 난야, 키몬다, 엘피다 등 격차가 많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는 격이 다르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ED 조명시장의 치킨게임은 올해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가 LED 시장의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아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처럼 ‘종결자’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전자는 저가경쟁에서 살아남은 전력이 있는 만큼 노하우가 풍부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삼성LED 역시 조명 시장을 제대로 뚫지 못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확실한 구원투수로 각인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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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