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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삼성, 007 뺨치는 미행·역 검거작전 전말

기사입력 : 2012년02월23일 09:45

최종수정 : 2012년02월23일 09:53

- 凡 삼성家끼리 첩보戰, 결과 주목

[뉴스핌=강필성 기자] 삼성그룹의 계열사 삼성물산의 한 직원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미행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미행을 의심하고 잠복중인 CJ그룹 직원들에게 붙잡힌 것이다.  CJ그룹은 미행자의 소속이 삼성물산 감사실이라고 밝히는등 사건 전모에 대해 스스로 많은 걸 파악, 인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그룹)간의 일종의 첩보전이 아슬아슬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에 벌어졌지만 그 전초전은 약 일주일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의 따라붙고 이를 역으로 잡는  은밀한 작전은 이미 며칠이나 치밀하게 진행됐던 것이다.

21일 저녁 7시 30분께 CJ그룹은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움직였다.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는 차량을 붙잡기 위해서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매일 지나다는 길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차를 몰았고 미행차량은 아니나 다를까 이재현 회장의 차량을 조용히 쫓아갔다. CJ그룹은 당시 의도적인 미행 가능성을 확신하던 때였다.

골목에서 CJ그룹 직원들은 일제히 김씨의 그랜저를 포위했고 이 과정에서 후진하던 차에 CJ제일제당 김모 부장이 치이기도 했다. 결국 출동한 검찰에 의해 미행 차량을 운전하던 이는 삼성물산 소속 차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미행 소탕’을 위한 CJ그룹의 작전은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었다.

사실 CJ그룹이 최초 미심쩍은 미행차량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5일이다.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 자택 인근에 못 보던 차량 다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CJ 관계자는 “15일부터 못 보던 차량들이 회장 자택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했고, 이런 차량들이 점차 장기간 정차하면서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당시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던 사람이 이번에 붙잡힌 김모 차장 외에도 다수의 사람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는 측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정기적으로 차종이 바뀌었고 한 장소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재현 회장 자택 앞길에 서있다가 자택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대기하는 등 정기적으로 매복 장소를 옮겼다.

미행의 느낌을 최초 포착한 것은 이재현 회장의 운전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께 특정 승용차가 자신의 차를 계속 따라다닌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운전기사는 이같은 사실은 이재현 회장과 비서실에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일 CJ그룹 측에서 삼성물산 직원 김모씨를 미행한 끝에 렌트카 업체에서 그랜저 차량으로 교체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사진제공=CJ>
CJ그룹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도 이맘때다. 미행차량을 미행하는 ‘이중 미행’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0일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자택주변을 맴도는 오피러스 차량을 미행한 끝에 서울의 한 자동차렌탈 업체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오피러스의 운전자 김씨가 차를 반납하고 그랜저로 차량을 바꿔 렌탈하는 것을 미행 끝에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까지 찍으면서 물증채취에 나섰다.

CJ그룹에 따르면 당시 김씨는 그랜저를 몰고 주저 없이 회장 자택으로 다시 왔다고 한다. 이후 저녁 8시까지 장소를 바꿔가며 매복을 섰고, 이는 CJ그룹의 ‘검거 작전’에 확신을 줬다고 한다.

이날 이재현 회장은 김씨를 유인한 끝에 매복해있던 CJ그룹 직원을 통해 삼성물산 직원임을 확인하게 됐다.

현재 CJ그룹은 삼성그룹의 조직적인 ‘이재현 회장 미행 작전’이 진행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신변과 자택을 오가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체크했으리라는 것이 그룹 측 시각이다. 삼성그룹은 자신들과  상관이 없는 일이다며 발을 빼는 형국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사실 삼성 계열사 일개 직원이 CJ그룹 회장을 미행할 개인적인 이유는 전혀 없다”며 “삼성그룹에 해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이날 오전 공식 입장 발표를 갖고 삼성그룹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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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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