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CEO(최고경영자) 윤용로(사진·58)는 격의 없는 사람이다. ‘관료의 꽃’이라는 차관급 출신으로 기업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쳐 지금의 외환은행장까지…. 높은 자리에만 있었던 그를 보면 권위주의적이고 말 붙이기가 어려울 듯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로 소탈하고 푸근한 미소로 사람을 대한다. 자신을 낮춰 부르고 한참 후배들과 함께하길 즐기며 인연을 중시한다.
하나금융 부회장 시절 글로벌 시장을 담당하며 중국어를 배웠을 때 일화다. 개인 과외 교사가 있었는데도 그는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직원들과 함께 중국어를 공부하는 게 훨씬 즐겁다”며 20대의 직원들과 함께 “이얼싼쓰”를 따라 했다.
1990년대 재무부 서기관으로 한국금융연구원에 파견 근무했을 때 일화도 있다. 관료들의 사회적 지위가 지금보다 높았던 당시, 그는 주변의 끊임없는 만남 요청을 받았다. 그런 와중에 미국 금융당국의 한 직원이 방한했을 때 누구도 관심 두지 않자 그가 자리를 만들었다.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이런 인연은 김영삼 대통령 집권 시절 “공무원들도 해외 경험을 쌓으라”는 특명을 받고 미국에 파견 근무했을 때 도움이 됐다. 미국 애틀랜타 지역 연방준비은행(FRB)과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에서 일했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가 예전 방한했던 그 직원이었다. 그가 애틀랜타 FRB에서 일했던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글로벌 금융을 배우고 미국 내 인맥들을 쌓을 수 있었다.
외환은행장으로서 가장 고심하고 있는 바도 실적보다 직원들의 마음이다. 그는 자주 “그동안 인수 반대 투쟁으로 지쳐있는 직원들을 다독거려줘야 하고 자신감을 회복시켜줘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한 임원회의에서는 5년의 독립경영 동안 직원들이 영업에 자신감을 얻어 하나은행 직원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나금융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윤 행장은 외환은행의 이해를 대변하는 동시에 지주사의 방침도 수행해야 하는 처지다. 이 과정에서 피인수 은행인 외환은행 직원들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때론 바람막이 역할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임기 2년간 론스타라는 꼬리표를 떼고 돌아온 외환은행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 윤용로 행장은
<출생>
1955년 10월 6일 충남 예산(본적)
<학력>
1974년 중앙고등학교 졸업
1978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 졸업
1987년 미 미네소타대학 행정학 석사
<경력>
1977년 21회 행정고시 합격
1978년 재무부 국세심판소ㆍ국고국ㆍ경제협력국ㆍ이재국 사무관
1994년 행정규제완화 점검단 파견
1994년 미 연방준비은행(FRB) 파견
1997년 재무부 관세협력과장
1997년 재무부 소비세제과장
1998년 재정경제원 장관실비서관
1999년 재정경제원 외화자금과장
2000년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2002년 금융감독위원회 공보관
2003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
2005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2007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2007년 기업은행장
2011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2012년 외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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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