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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 담배와 전쟁'... 현대차그룹 화장실에 경보기까지 설치

기사입력 : 2012년06월04일 10:01

최종수정 : 2012년06월04일 10:01

승진-채용시 평가, 금연펀드 개발등 기업마다 금연 독려책 만발


-대기업 '흡연과 전쟁'..금연 위해 다양한 정책 운영

서울시 서초구가 본격적인 흡연 단속을 시작한 1일 오전 강남대로 길바닥에 금연 구역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강남대로는 흡연금지 구역으로 지정됐으며 담배를 필 경우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진=김학선 기자>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곳은 금연구역입니다. 즉시 담배를 꺼주시기 바랍니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2층 대회의실 앞 화장실에서 지난달 31일 이같은 경고음이 20여 차례나 울렸다. 평소 들을 수 없었던 이 경고음은 이곳 사옥을 관리하는 보안업체 관계자가 출동한 이후에야 진정됐다.

제조업 특성상 흡연문화에 관대했던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사내 금연 관리에 나섰다. 최근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모든 화장실에 '흡연 경보기'를 설치한 것. 임직원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전격적으로 경보기를 설치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외부인이나 임직원 일부가 이곳 화장실에서 몰래 흡연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경보기를 설치했다"면서 "사옥 내 금연문화 확산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건강을 위해 금연을 유도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들은 사내 흡연과 전쟁 중이다. 다양한 방안으로 임직원들의 금연을 독려하고 승진과 채용시 흡연자들에게는 불이익을 주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의 화장실 내 흡연 경보기 설치도 이런 맥락이다. 국민건강증진법이 시행되는 탓에 흡연자는 물론 사업장도 규제를 받을 수 있는데다 흡연이 개인을 넘어 회사의 업무효율성과 임직원 건강상 경쟁력과도 관련된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종의 경우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임직원 흡연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흡연자의 임원 승진 등에 우대정책을 수립했고, 신입 공채 때도 비흡연자에게 가산점을 줄 예정이다. LG전자도 금연펀드를 자체 운영하고 여의도 LG트윈타워 주변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임직원의 금연을 유도하고 있다.

서비스업종도 금연문화 조성에 적극적이다.

일례로 웅진그룹은 2006년부터 전사적인 금연운동을 통해 임직원의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기고 있다.

윤석금 웅진 회장은 2009년에는 "금연은 건강도 지키고 CO2 배출도 줄이는 가장 쉽고, 가장 기본적인 환경 실천 방법"이라고 사내 흡연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금연을 권유하기도 했다.

2009년 말 당시, 웅진그룹 내 금연 성공률은 75%에 육박했다고 한다.

CJ제일제당도 지난해부터 사내 금연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할 신청자를 받아 포상금을 걸고 금연에 성공한 직원에게 상금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신청자는 회사에 10만원을 제출하고 회사 측은 신청자에게 금연침 시술과 흡연 중독 검사, 그리고 금연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양한 금연 보조제를 지급하고 금연에 성공하면 20만원을 격려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이랜드그룹은 아예 입사 당시 금연서약서에 서명을 해야 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

이밖에도 포스코나 금호아시아나, 두산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CEO가 나서 금연정책을 수립하거나 사옥 내 흡연 단속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금연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공업 등 제조 생산현장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이 비교적 흡연에 관대한 문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이들 대기업들도 강한 금연 정책을 운영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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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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