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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하반기 핫이슈] 대선정국속 '夏鬪'주의보

기사입력 : 2012년06월25일 10:53

최종수정 : 2012년06월25일 10:53

노사의 각각 정치활동에 따른 마찰 경계 지적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파업 없이 마무리 했지만, 올해는 강성 노조 출범과 선거가 맞물려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열린 임단협 타결 조인식에서 노사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사진 현대차 노조 제공)
[뉴스핌=김홍군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현대차의 노무업무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노무관리 전문가인 윤여철 부회장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울산공장장을 맡아 오던 김억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노무총괄을 맡긴 것이다.

정 회장이 새해 들어서자 마자 노무업무 수장을 교체한 것은 당시 발생한 현대차 울산공장의 직원 분신사건과 기아차 광주공장의 실습생 사망사건 등이 이유였지만, 올해 심상치 않은 노사문제를 대비한 인사라는 분석도 나왔다.

올해 현대차는 지난해 노조 집행부가 강성으로 바뀐 데 이어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선거의 해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노사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에 연 초부터 발생한 악재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사태악화를 조기에 차단하고, 다가올 임금협상 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현장에 밝은 김 부회장을 노무총괄로 발탁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무파업 타결 관행도 올해는 ‘가시밭길’

현대차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을 3년 연속 파업 없이 타결했다. 투쟁과 대립 속에 파업이 난무하던 현대차에 상생의 봄이 찾아온 것이다. 기아차도 2010~2011년 2년 연속으로 무파업으로 임금 및 임단협을 마무리 지음으로써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현대ㆍ기아차의 임금협상 및 임단협은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노조측이 현행법에 위배되는 ‘타임오프제’(노조 전임자가 임금을 받으면서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 원상회복,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회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안건들을 포함시키며 임금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0일 노조상견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줄다리기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사내하청 해고자들의 울산공장 진입 과정에서 노조 수석부지부장이 폭행을 당하자 노조측이 주말특근을 거부하고, 회사측은 폭력사태에 가담한 노조 관계자들을 형사 고소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회사측의 사내하청 노동자의 직영 계약직 전환 움직임에 대해 노조측이 개정 파견법에 따른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고용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대비 8.4%(15만1696원) 임금 인상 외에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60세로 연장, 해고자 복직 등 임금협상과는 별도로 단체협상에 준하는 요구들을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단체협약이 빠진 임금협상이 주지만, 노조측에서 임금협상과 별개의 요구들을 해와 협상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난해까지와 달리 올해 임금협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직은 순조..하투(夏鬪) 주의보 

올 초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요 회원기업 302개사의 인사노무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노사관계 전망 조사'를 벌인 결과, 56.5%는 '지난해보다 불안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지난해보다 안정될 것'이라는 응답은 8.8%에 불과했다.

주요 기업들이 노사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것은 올해 총선과 대선이 잇따라 치러지며 정치권의 친노동계 행보와 노동계의 정치활동 강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선거정국이 노사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인사ㆍ노무담당자 4명 중 3명 이상(76.7%)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으며, 긍정적일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10.3%에 그쳤다.

아직까지 현대차를 제외한 주요 사업장의 임금협상 및 임단협은 예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국제강이 18년 연속으로 임금협상을 무교섭으로 타결한 가운데 남양유업, 한라건설, 빙그레 등도 올해 임금협상을 조기에 마무리 지었다. 현대오일뱅크, E1, 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이미 임금협상을 무교섭 또는 무분규로 타결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단위 사업장의 임금 및 단체협상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큰 무리 없이 일단락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다음달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으로, 임금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하투와 맞물려 노사간 큰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속노조는 다음달 다음달 13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주간연속 2교대 시행, 파견 노동자의 정규직화, 재벌 중심의 경제체제 극복 등을 위한 파업에 이어 8월에는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정치권이 친 노동계 성향의 공약들을 쏟아내며 노사문제를 자극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임금협상이 문제가 되는 사업장은 없는 상황이다”며 “하지만, 노동계의 하투가 본격화되고, 정치권이 노동계의 주장을 수용한 정책들을 내놓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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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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