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석 ANZ 서울지점 대표 인터뷰
▲ 김기석 ANZ 서울지점 대표 |
김기석 ANZ(호주뉴질랜드은행) 서울지점 대표가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임원들과 같이 고민하는 질문이다. 최근 글로벌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에 과연 국내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김기석 대표는1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듯이 유럽 발 경제불안 지속 및 파급영향, 바젤III 등 강화될 금융규제 및 자본 확충 요구로 인한 차입금리상승, 그리고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등 전반적인 매크로 리스크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기업과 기관들이 많은 준비를 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기업들이나 금융기관들이 거래상대방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는지, 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유럽국가들의 국가채무 위기에 노출된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잇따르면서 국내 기업과 은행들은 이른바 ‘거래상대방 위험’에 노출됐다. 많은 국내은행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벌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역전되기까지 했다.
최근 일부 발 빠른 리스크 담당임원들은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들과 계약을 끊고 신용등급이 유지된 은행으로 거래은행을 바꾸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08년도 리먼의 파산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거래상대방의 리스크 개념을 충분히 인지하게 된 것 같다”며 “거래상대방의 리스크에 대해 조금 더 철저한 국내의 모 기업은 현재 스왑 상대방 리스크를 조금 더 줄이는 모습도 보였고, 몇몇 기업 및 기관의 리스크 관리 담당 임원들로부터 이에 관한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ANZ는 현재 AA의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14개 은행 중 하나다. 김기석 대표는 최근 글로벌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대대적으로 강등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에 반해 호주계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 호주의 양호한 재정상태 ▲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의 건전성 ▲ 호주건전성감독청(ARPA)의 철저한 은행 유동성 관리 정책 ▲ 건강한 재무상태를 바탕으로 하는 호주은행의 AA 신용등급을 강점으로 꼽았다.
ANZ는 호주 4대 대형은행 중 하나로 호주 은행에서는 유일하게 2007년부터 아시아의 성장, 지역무역 및 자본흐름과 견조한 재무제표와 수입의 다양화를 바탕으로 하는 ‘슈퍼 지역 은행(Super Regional Bank)’의 전략을 지향하며 차별화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ANZ는 전체 은행그룹 총수익의 25~30%를 오세아니아 외의 지역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28개 시장에서 꾸준히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978년 서울에 최초로 지점을 연 ANZ는 우리나라에서 기업금융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출, 무역금융과 결제업무 및 자본시장거래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무역관계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호주의 거래 규모는 2010년 기준 약 30조원으로 호주에 우리나라는 네 번째로 큰 거래상대국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현재 주요 국가 정책의 하나인 천연자원 확보를 위해서 현재 진행되는 사업뿐 아니라 더 많은 기업들이 앞으로도 호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ANZ의 아태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이 세가지 사업분야를 더욱 완성도 있게 발전시켜 국내기업 및 기관들의 국내 및 국외 성장 전략에 최대한 협력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가 외국계은행 국내지점 대표직을 맡은 지도 벌써 4년째다. ANZ에 오기 전에 김기석 대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errill Lynch)의 서울지점 대표직을 3년 간 수행했다. 그의 나이가 이제 40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몇 안되는 ‘젊은 대표’ 중 한 사람이다. 김 대표는 젊은 나이에 세계의 굵직한 은행들의 한국 대표직을 맡게 된 비결로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보다는 ‘부지런함’을 꼽는다.
김기석 대표는 미국에서 제일 큰 은행인 BOA의 한국 대표를 만 39세때부터 맡았던 것에 대해 웃으며 “운이예요, 운"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실력 면에서는 훨씬 더 뛰어난 선배 분들이 많지만 그 분들 또한 “내가 머리도 더 좋고, 경험도 더 많고, 시장도 너보다 많이 아는데 내가 하나 인정하는 건 네가 나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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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