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경부 '경고'에 대응책 검토…"150억 소송비용 중요치 않다" 강행 의지
- 지경부 "공기업 신분 망각한 행위" 경고
- 한전 "정부 해법 제시 못하면 소송 불가"
[뉴스핌=최영수 기자] 한국전력이 전력거래소 등을 상대로 4조원대 규모의 '전기료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나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3일 "소송을 추진하겠다는 한전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한전이 소송을 보류하기로 했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지경부가 소송에 반대하는 공문을 보내와 구체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뿐"이라며 "해당부서의 검토가 끝나면 구체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일부 언론에서 '한전이 소송을 보류할 것'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이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한전은 지난달 29일 전력거래소와 전력시장 비용평가위원들을 상대로 총 4조 4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력가격 결정에 필요한 발전비용을 심의·의결하는 비용평가위원들이 부당하고 편향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한전에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력당국인 지식경제부는 다각적인 경로를 통해 한전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전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한전이 소송을 진행하거나 전력대금을 감축 지급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지대만 150억원이라고 하는데, 한전이 자회사를 상대로 이같은 소송을 추진하는 것은 공기업의 신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의 반발 역시 강경하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이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4조4000억원에 비하면 150억원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채무 이자만해도 하루에 약 60억원을 물어야 하는데, 소송비용이 중요하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당초 지난주 29일 소송 방침을 밝히면서 준비기간으로 2주를 예고한 바 있다"면서 "그 안에 정부와 비용평가위원회가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음주 12일까지 정부와 비용평가위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4조원대의 소송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전력노조 역시 성명을 통해 "전력거래소 등을 상대로 한 한전의 소송 준비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몇 년 안에 한전의 파산하고, 국가 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노조측은 ▲ 한전과 전력거래소 통합 ▲ 전력거래제도 폐지 ▲ 한전과 발전 자회사 재통합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따라서 한전의 적자구조 심화에 대해 정부가 합리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공기업이 자회사를 상대로 한 천문학적인 소송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스핌]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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