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vs 非文 구도 여전…"결선투표 가게 해달라" 호소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주자 선출을 위한 여덟번째 지역순회 경선인 광주·전남지역 합동 연설회에서 각 후보는 모바일선거 논란에 대한 공방전을 펼쳤다.
<사진=뉴시스> |
문 후보는 제주·울산 모바일선거에서 이른바 '5회 통화 시도 규정'과 달리 총 3656명이 5차례 전화를 수신하지 못해 "투표권이 박탈됐다"는 손학규·김두관 후보 측의 문제 제기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경선 혁명이라며 모바일 투표 비율을 대폭 늘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분들이 지금은 반대로 말한다"면서 "이길 수 없으니 음모다 조작이다 하며 판을 흔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권교체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열심히 참여해 주신 국민이 '정체불명의 모바일 세력'이 됐다"며 "우리끼리 똘똘 뭉쳐도 모자랄 마당에 경선을 흠집 내고, 당을 상처 주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결단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선의 결말이 다가오고 있으니 끝난 후의 단합을 예비하는 경쟁, 참여한 국민에 보람을 줄 수 있는 경쟁으로 바꾸자는 간곡한 호소를 드린다"며 경선이 끝난 후 힘을 합칠 경우를 대비해 경선과정의 잡음을 지양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손학규 후보는 모바일 투표 관련 논란에 대해 "당심은 어디 가고, 특정세력의 정체 모를 모바일심이 이 민주당을 이렇게 처참하게 짓밟고 있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나 이날 광주·전남 정견발표에서는 모바일 논란에서 한 걸음 물러나 약점이 되는 과거에 대한 해명에 좀 더 힘을 쏟는 방법으로 표심을 공략했다.
손 후보는 "아무리 YS 정부 초기 개혁의 열기 속에 개혁에 참여하기 위해 갔다고 하지만 한나라당에 오래 몸담으면서 여러분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 잘 알고 있다"며 "야권 대통합의 과정속에서 여러분이 느끼신 불안, 결국 대통합의 결과가 친노 당권파에게 당을 송두리째 내주고 그들의 패거리 정치, 패권주의, 종파주의가 당을 이렇게 어렵게 만든 게 아니냐는 여러분의 항변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패배 후 독배를 받아든 심정으로 민주당을 맡아 지켰다"며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50년 전통의 민주당의 적통을 이어받은 대표라고, 자신을 갖고 임하라고 격려를 받았다"고 광주·전남의 감성에 호소했다.
정세균 후보도 모바일 투표 논란을 겨냥해 "진보정당이 모바일 부정으로 존립마저 위태로운 지경인데, 우리마저 흔들리면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당도, 지금 경선에 참여하는 어느 후보도 동조하지 않았다"며 "애당심에서 우러나온 경고를 묵살한 지도부,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번복한 후보들, 모두에게 다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김두관 후보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불공정한 부분이 나타나면 고치면 된다"며 "그런데 잘못된 것을 고쳐서 모두가 승자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반대로 모두가 죽는 길을 선택했다"고 모바일투표 논란를 염두에 둔 지적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4명의 후보와 이해찬 당 대표가 긴급히 만날 것을 제안한다"며 "아들을 찢어 가지라는 솔로몬 왕의 판결에 가짜 어머니가 되더라도 아들의 생명을 지켜냈던 진짜 어머니의 심정으로 만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경선의 불공정 문제와 민주당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아무 조건 없이 만날 것을 간곡히 제안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3, 4위 후보, 2위 자리다툼 치열…"결선 투표로 보내 달라"
1위인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하회함에 따라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3위와 4위 후보의 2위 자리 다툼도 치열했다.
정 후보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결선 투표라면 최소한 민주당과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이, 민주당 후보라고 어디에 대고 말해도 떳떳한 사람이 한 명은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저 정세균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런 사람이 민주당 결선 투표에 올라가야 민주당원들의 자존심이 사는 것 아니겠냐"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누적투표에서 앞선 두 후보를 겨냥한 듯 "호남 사람이 배척당할 때 변호해야 했다"며 "부산사람 노무현이 1997년 호남후보 김대중을 대통령 만들어달라고 목 터져라 외치던 열정이 있어야 하고 2002년 광주 경선에서 보여줬던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 후보를 질타했다.
또한 "중간층을 끌어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후보도 마찬가지다. 물론 지금 민주당에서 열심히 하니까 지난 일은 덮는다고 치자"면서도 "전라도 말로 경우 없는 짓이라는 말이 있는데 본인의 입으로 부정하고, 깎아내렸는데, 이제 와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김대중, 노무현 그 이름을 팔아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손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도 "결선투표로 보내 주십시오. 그래야 경선이 살고, 민주당이 살고,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가 부산정권이라며 지역주의를 부추긴 사람, 인사와 정책에서 호남을 차별한 사람, 이런 분이 호남차별을 고칠 수 있겠느냐"고 문 후보를 겨냥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비난하고 반노조, 친 재벌적인 행보를 꾸준히 해온 사람이 김대중 대통령께서 그토록 갈망하던 서민과 중산층의 정부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라며 손 후보도 꼬집었다.
이날 연설에 앞서 지난 전북지역 경선에서 선보였던 민주당 김광진·한정애·이상직 의원으로 구성된 '용감한 의원들'은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을 패러디한 '용감한 민주당' 공연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우기도 했다.
이들은 공연에서 취업 문제, 4대강 문제, 대기업으로의 부 집중 등을 바꿔달라는 가사를 코믹하게 개사해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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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