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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선 최대 패배자는 '몬티-메르켈'

기사입력 : 2013년02월26일 15:09

최종수정 : 2013년02월26일 15:41

[뉴스핌=김사헌 기자] 이탈리아 총선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현실화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예기지 않은 결과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각) 밤 늦게 개표가 진행된 결과,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가 이끄는 중도좌파 민주당이 하원에서 가까스로 제1당을 차지했으나, 상원에서는 명백한 승리자가 없어 정부 구성이 어렵게 됐다. 몇달 내로 재선거가 진행되거나 대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결과는 독일의 요구를 수용한 몬티의 개혁 아젠다의 패배를 의미하며, 나아가 유로존 전체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유럽 채무 위기 해결방식 자체가 수정되어야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굳은 날씨와 무관하게 중도좌파의 표심 획득이 상당히 저조했고 마리오 몬티가 이끄는 중도연합도 부진을 면치 못해 모든 대형 접전지역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중도우파 자유국민당이 승리한 결과였다. 게다가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이 제3당 세력으로 발돋움한 것이 충격적이다.

26일 유라시아그룹의 분석가들은 "재선거를 치를 경우 가장 수혜를 입는 것은 그릴로의 오성운동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전문가들은 몬티가 주도하던 이탈리아 개혁이 좌초되면서 위기가 전개될 것이란 경고를 내놓고 있다. 앞서 '자본주의 4.0'으로 명성을 떨친 저널리스트 겸 금융경제학자 아나톨 칼레츠키는 "이탈리아 총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보다는 누가 패배하느냐가 중요한데, 명백한 패자는 바로 마리오 몬티 그리고 결국 최대 패자는 독일 메르켈 총리"라고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몬티의 패배는 곧 유로존 부채 위기에서 비선출 총리로서 1년 만에 이탈리아를 구원한 개혁가의 좌절을 의미한다. 몬티는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길을 포기하고 정당운동에 투신하면서 새로운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약진한 베를루스코니와 그릴로에 밀려나는 불운을 겪고 연정구성을 주도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몬티는 최대의 적인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반대파를 분할하는 식으로 오히려 도움을 준 꼴이 됐다. 베를루스코니는 독일 정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요구에 따르는 몬티의 고통스러운 경제개혁과 긴축에 대한 반대 의지를 조직하는 식으로 손쉽게 표를 얻었다.

결국 몬티의 개혁 프로그램에 끼친 독일의 입김은 이번 선거에서 베를루스코니와 오성운동이 약진하는 일부 계기를 부여한 셈이며, 몬티의 철저한 패배는 유럽연합의 정치적 기반과 독일의 위기 해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선거 결과 베르사니의 민주당은 몬티와의 연정을 추진할 명분이 사라졌다. 오히려 좌우 대연정을 구성하든지, 오성운동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재선거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몬티의 개혁프로그램 그리고 독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굴종이 더이상 이탈리아 사회에서 용인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당분간 이탈리아에서는 추가적인 재정긴축이나 노동개혁 등은 추진되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유로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민중이 요구하는 대로 긴축 시한을 연장하거나 조건을 완화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ECB에게는 큰 정치적 어려움이 닥치는 셈이며, 만약 이런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면 독일이 먼저 유로존을 탈퇴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 마저 존재한다.

메르켈 총리는 위기 국가에 대한 재정지원에 대한 대중적인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개혁 요구를 전제로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새 정부가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없게 된다면 독일의 위기 지원 의지에도 의문부호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유로존 위기에는 이탈리아만 문제가 아니며, 스페인에 이어 프랑스까지 문제국가로 등장하는 중이다. 특히 독일 역시 9월에 선거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메르켈 총리의 운신 폭은 매우 좁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은 일단 이탈리아의 개혁 의지와 재정 위기 극복 노력을 의문대에 올리겠지만, 곧바로 독일과 ECB의 지원 의지와 가능성에 대해 공격해들어올 것이 분명하다. 긴축과 개혁을 거부하는 이탈리아를 계속 지원할 것인지, 결국 유로 붕괴를 수용해야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말이다.

한편, 이탈리아 경제는 이미 추가적인 긴축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몬티가 추진한 개혁 정책은 상당한 성과를 봤다. 지난해 구조적 예산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에 그쳤으며, 고용시장 경직성도 완화됐다. 국가연금제도도 안정되면서 독일이나 프랑스, 미국보다 안정적인 재무여건이 됐다. 유로화 강세로 인해 겪는 경쟁력 약화 문제도 생각보다는 크지 않다. 이탈리아의 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1.5% 정도로 프랑스보다 작고 영국의 절반 수준이다.


이탈리아 기업들은 패션과 고급차 외에도 핀메카니카와 에니 등 항공이나 방산분야 그리고 에너지 부문에서 글로벌시장에서 여전히 잘 나가는 곳이 많다. 우니크레디트와 같은 유럽 내에서 입지가 탄탄한 금융회사도 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는 조금만 재정문제를 해결한다면 추가적인 긴축보다는 경제성장 도모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가능하다.

베르사니가 좌우 대연정을 통해 이러한 길을 선택하게 된다면 이번 선거 결과는 이탈리아의 또다른 의지를 드러낸 것이며, 독일과 유로존 다른 국가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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