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값 추이 지켜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뉴스핌=김선엽 기자] 최근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크게 늘렸던 한국은행이 금값 하락으로 곤혹스런 모습이다. "가격을 보고 금을 사는 것은 아니다"라고 누누이 말해 왔지만 투자시기에 대한 '판단미스'로 손실이 발생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추가적인 금 매입에도 조심스런 태도를 내비쳤다.
지난 15일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전날보다 9.3% 내린 온스당 1361.10달러에 체결됐다. 이는 201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이 1분기 실망스러운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수요 측면의 원자재 하락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든 탓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최근 금 투자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14톤에 이어 올 2월에도 20톤의 금을 매입한 바 있다. 한은의 금 총보유량은 104.4톤이고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월 기준 1.6%다.
한은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김 총재 취임 이후 금 매입 단가는 온스당 1600억 달러 초반 정도로 평가손실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금 매입량을 늘린 것은 외환보유액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 역시 지난달 14일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중앙은행으로서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글로벌 추세에 맞춰서 한국은행도 금을 가지고서 외환보유액을 적절하게 관리 운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근 한은의 금 보유량이 증가했지만 4월 기준 우리나라의 금보유액은 세계 34위로 경제 규모에 비하면 높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대비 비중 1.6%도 아직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향후에도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한은은 금 보유를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선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테일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금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40~50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3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에서 1.6% 밖에 비중이 되지 않아 금 가격의 변동성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971년 금본위제 폐지 이후 금값은 지속적으로 200~400달러 수준에서 머물다가 최근 10년간 상승 추세를 보인 만큼 금값의 방향성을 예단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최근 금투자 수익률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시기에 대한 전략적 판단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 보유비중을 늘리는 것은 맞지만 상황을 불문하고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고 금값 변화 추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외환보유액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