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트위터와 뉴욕타임스

기사입력 : 2013년05월03일 10:35

최종수정 : 2013년05월03일 10:35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인터넷은 인류가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와 역시 '구글맨'인 제러드 코언이 쓴 <새로운 디지털 시대(The New Digital Age)> 머리말 첫 문장이다. 슈미트 회장이 구글에 합류하기 전인 지난 1997년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자바원 컨퍼런스(Javaone Conference)에서 한 연설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책을 막 읽기 시작하자마자 접한 이런 문장은 내게는 일종의 회의감이나 좌절감 같은 것을 느끼게 했다. 아마도 '기술 급진주의자들'에게는 도전 의식이 피어나겠지만.

인터넷은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방대한 디지털 콘텐츠가 생산되며 소비되고 있다. 연결성(connectivity)은 놀라울 만큼 높아졌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따르면 21세기 첫 10년간 인터넷으로 연결된 전 세계인의 숫자는 3억5000만명이었던 것이 이제 20억명 이상으로 늘어났다.(2010년 기준) 인터넷 사용은 훨씬 더 쉬워졌다. 월드와이드웹(WWW.W3)에 대해선 사망선고까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편화되면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앱(application)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영속성 때문이다. 인터넷이 우리의 삶, 사회와 경제, 국가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예측하고, 또 변화하고 있는 현재에 대해 어떤 가치판단을 내릴 지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급진주의자(나는 때로 이들을 '기술 원리주의자'라고 말하고 싶어진다)들의 발언은 아직도 종종 미디어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인터넷 미디어의 등장과 부상이 한창일 때는 이런 단언이 유행이었다. "인터넷 때문에 신문이나 방송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에도 신문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시간이 더 흐르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종이로 된 신문, 전파를 타고 있는 영상은 광고하기 좋은 매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시엘(출처=CNN머니)
지난 1일(현지시간)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시엘은 새삼스럽게 이런 주장을 또 했다. 

밀켄 연구소가 개최한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한 피터 시엘은 "현재 1000명쯤 되는 트위터 직원들은 지금부터 10년 뒤에도 직업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선 "지금 인쇄매체 선봉에 서 있는 뉴욕타임스(NYT)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은 일자리가 얼마나 더 유지될 수 있을 지에 대해 걱정해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트위터가 NYT를 능가하게 될 것이란 얘기.

헛소리로 웃어 넘기긴 어렵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라면 거의 예지자에 가까운 인물이기 때문.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하던 그는 모교인 스탠포드대에서 강의를 하다 맥스 래브친과 우연히 조우, 의기투합해 페이팔을 세웠다. 그는 페이팔을 성공적으로 이끌다 이베이에 매각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막 페이스북을 만들 때 그를 찾아와 투자를 부탁하자 50만달러를 투자해 당시 지분 100%를 확보했다. 기업공개(IPO) 이후 지분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갖고 있든 팔았든 그 가치는 엄청나게 뛰었음이 분명하다. 

지금은 '더 파운더스 펀드(The Founders Fund)'란 투자사를 만들어서 벤처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옐프(Yelp), 링크드인(LinkedIn) 등에 실리콘밸리의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에도 투자했으니 혜안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 할 수 있다.

그가 "트위터는 흥하고 NYT는 망한다"고 한 건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그 만큼 커졌음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일 것이다.

140자로 재잘거리는 공간 정도의 개념으로 시작했던 트위터의 힘이 막강해 진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23일 뉴욕 증시를 뒤흔든 것도 트위터에 올라 온 허위 내용의 트윗 때문이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2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활동을 개시했다(출처=데일리메일)
AP통신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해 "백악관이 피습됐고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당했다"는 보도가 트위터를 통해 그야말로 삽시간에 번졌고 뉴욕 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는 순간 급락했다. 변동성 지수(VIX)도 크게 뛰었다. 이 소동으로 순식간에 2000억달러(224조원)의 유동성이 증발했다.

140자도 안 되는 문장이 뉴욕 증시를 뒤흔든 건 일대 '사건'으로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이런 일은 더 많아질 것 같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기술의 발전에 계속해서 마치 레지스탕스처럼 굴던 워렌 버핏이 2일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2개의 트윗을 날렸는데 나까지 합해 팔로워들은 벌써 19만명에 가깝다. 버핏의 트윗 하나가 시장을 쥐락펴락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과장을 보태면 140자에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릴 지도 모른다. 기술 발달과 함께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이 '민주화'되면서 생긴 부작용 중 하나다. 누구나 정보를 생산해 유통시킬 수 있지만 그 정보가 양질일 가능성, 그리고 사실일 가능성은 검증되기 어려운 모순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NYT로 대표할 수 있는 전통적 의미의 미디어의 생명도 더 연장되는게 아닐까. 

사실인지 여부를 검증하고 걸러낼 수 있는 '필터' 역할이 앞으로 미디어가 해야할 가장 큰 의무이기 때문에. 그 능력을 갖춘 미디어만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게 되겠지 싶다. 슈미트는 새 책에서 그 역할을 '신뢰성 필터(credibility filter)'라고 했다. 지금은 기술의 발전이라는 반(反)에 맞서 합(合)을 찾는 변증법적 경쟁력 강화가 미디어에 요구되고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