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ETF를 잘 고르려면 기초지수 살펴봐야"
[뉴스핌=이에라 기자] "합성ETF로 국내에서 투자하기 힘들었던 미국 리츠(REIT's),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 등에 쉽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지수를 활용하는 합성ETF를 통해 분산투자라는 ETF의 본질적인 목적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AI운용본부 ETF부문 ETF전략팀장(사진)은 "다양한 지수를 활용하는 합성ETF 상장으로 ETF 투자자들도 편리하게 해외 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국내 1호 합성ETF 2종 상장
한국운용은 1일 국내 최초로 미국 부동산 리츠와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합성ETF 2종을 출시한다. 'KINDEX 합성-미국 리츠부동산(H)'ETF와 'KINDEX합성-선진국하이일드(H)'ETF다.
이는 업계 최초의 합성ETF다. 합성ETF는 기존 ETF(실물 ETF)와 달리 스왑 거래를 통해 증권사로부터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제공받아 운용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실물 복제가 어렵거나 비용이 높은 기초자산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발달되기 시작해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활성화됐다.
김 팀장은 "유럽과 홍콩에서는 합성ETF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40%"라며 "향후 국내 시장에서 30% 수준 정도 성장해 규모가 5조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INDEX 합성-미국 리츠부동산(H)'ETF의 기초지수는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Dow Jones U.S. Real Estate Index)다. 이 기초 지수는 투자자산의 96%가 리츠, 4%가 부동산 관련 회사 주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수는 최근 3년간 60%에 달하는 성과를 냈고 1년 수익률도 10%를 상회하고 있다.
'KINDEX 합성-선진국하이일드(H)'ETF는 영국의 채권지수 제공기관 마킷(Markit)사가 산출하는 아이박스(iBoxx) USD 리퀴드 하이일드 지수(Liquid High Yield Index)를 기초지수로 한다. 이 지수는 미국(84.3%), 캐나다(2.7%), 영국(1.8%) 등 선진국 회사채로 구성되어 있고 신용등급 B등급 이상이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KINDEX 합성-미국 리츠부동산(H)'와 'KINDEX 합성-선진국하이일드(H)'ETF의 1좌당 가격은 각각 5만원, 10만원으로 이들의 총 보수는 연 0.30%다.
◆ "합성ETF로 쉽게 해외시장 투자 가능"
올 상반기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특히 ETF 투자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해외시장에 상장된 ETF에 직접 투자하며 만족할만한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해외 ETF 투자는 개별 주식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 거래비용과 매매시간대 차이에 따른 번거로움이 뒤따랐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투자수단이 바로 합성ETF다.
김 팀장은 "기존에 미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상장된 ETF를 매매하기 위해 야간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로 거래를 해야 했다"며 "또 해외ETF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외화로 환전 하는데 따른 비용 문제, 방대한 ETF 종목에 따른 자세한 투자 정보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 국내에서 합성ETF를 통해 손쉽게 해외 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1호 합성ETF의 주인공이 된 한국운용은 지난해 국내 1호 중국본토ETF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말 'KINDEX중국 본토CSI300' ETF 상장 당시 중국 증시의 저점 타이밍과 맞물리면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고 거래량 역시 상위권에 랭크됐다. 당시 큰 수익을 낸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중국 본토 증시에 대한 저점 인식 분위기 확산 속에 중국 시장에 투자하고 싶지만 적절한 투자 수단을 찾기 힘들었던 투자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줬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지난해 11월 말경 중국 증시가 반등을 했지만 국내 시장은 보합권에 머물어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당시 중국본토 ETF에 대한 상장 시기가 적절하다는 분위기가 우세했고, 증시 반등에 따라 수익을 많이 낸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가 원하는 곳에 투자할 수 있도록 다양한 ETF투자 수단을 소개하는 것 자체가 내게는 보람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한국운용의 이번 상장이 중국본토ETF 때 그랬듯이 합성ETF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1년 넘게 이번 상장을 위해 준비를 해온 한국운용은 향후에도 다양한 지수를 활용하는 합성ETF를 출시하며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른 운용사들 역시 합성ETF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상장을 검토 하는 중이다.
향후 합성ETF 시장이 커지면 미국 부동산 리츠에 투자하는 종목도 다수일 수 있다. 김 팀장은 이 중에서 합성ETF를 잘 고르기 위해선 기초지수를 잘 살펴보라고 귀띔했다.
그는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합성ETF라 하더라도 추종하는 기초지수가 다를 수 있다"며 "투자하려는 지수의 최근 움직임,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정도 통용되고 신뢰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고려하라"고 전했다.
그는 또 초보 투자자들도 ETF를 통해 자산배분을 하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지수를 활용하는 데다가 매매가 자유롭고 환매 수수 료가 없기 때문에 개인들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자산 배분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ETF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추적지수 ▲ 유동성 ▲보수 등을 꼽았다.
김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 자산배분을 하기 쉽지 않지만 ETF에 투자하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투자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통해 자산배분을 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