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검찰이 LIG그룹 사기성 CP발행 혐의(특경가법 사기혐의 등) 관련 구자원 LIG그룹 회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그의 두 아들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에게 징역 8년을 각각 구형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부장판사 김용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LIG그룹 오너 일가 3부자에게 모두 징역 8~12년을 구형했다. 이는 지금까지 재계 오너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으로는 역대 최고다.
이날 검찰은 “LIG건설 CP 발행을 결정한 구자원 회장의 책임이 가장 무겁지만 77세의 나이를 고려해 징역 8년을 구형한다”며 “가장 이익을 봤음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구본상 부회장에게 징역 12년, 경영수업이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검찰 측은 LIG그룹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LIG건설의 부도를 연장하고 그 안에 오너일가의 주식 담보를 회수하는 등 동기와 죄질이 불량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증거를 감추는 등의 행동이 양형 가중사유가 됐다는 입장이다.
구 회장 변호인 측은 사건이 성립조차 되지 않음에도 검사 측이 무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사건의 본질은 LIG건설에 대한 오너의 담보 회수인데 실제 담보는 그대로 채권자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오너의 부채는 그대로 남아있다”며 “이를 위해 의미없이 LIG건설 부도 시점을 6개월 연기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스토리”라고 지적했다.
이날 구형에 대해 구자원 회장 측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구자원 회장은 “이 사건을 겪으며 돌아보면 ‘내가 더 잘했으면’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며 “고통을 겪은 모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 나쁜 마음으로 피해준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자리에 선 임직원은 모두 회사 일을 하다가 이렇게 됐으니 내게 모든 책임이 있다”며 “임직원들에게는 재판부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구자원 회장의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LIG그룹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LIG건설에 가서 호통을 치기도 했지만 그것은 현 대표이사들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랐던 것”이라며 “LIG건설이 무너진 이후 오너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조사, 구속 받았지만 그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비난이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구본상 부회장은 “구속 이후 너무 답답한 생각에 극단적 행동으로 결백을 보이고 싶었지만 부모님과 가족, LIG 가족들 때문에 할 수 없었다”며 “일어나 새롭게 나갈 수 있게 재판부가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시작된 LIG 사기성 CP관련 사건은 이로써 약 8개월만에 재판부의 결정을 남겨두게 됐다. 재판부는 다음달 13일 오전 이에 대한 최종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