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변상문의 風流 여행기] 비 그치고 바람 멈춘 대(竹) 숲속 해와 달

기사입력 : 2013년09월02일 09:01

최종수정 : 2013년08월30일 15:21

 

여행 마지막 밤이 찾아왔다. 까맣게 내려앉은 땅 끝 바다 위 어둠을 바라보며 이틀간에 걸쳐 만나 본 다산 정약용과 고산 윤선도와의 인연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들은 하나의 생명으로 이 세상에 나투우는 순간부터 무수한 업(業)을 짓고, 그 업에 따른 보(報)로 만난다. 

아버지 어머니와의 만남, 형제자매와의 만남, 학교에서의 은사 및 친구와의 만남, 사회에서의 이해관계를 맺는 만남, 이성과의 만남을 통한 부부의 인연 등 성격과 유형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만남을 만난다. 새로운 것을 만난다는 것은 늘 설레임을 동반한다. 이 설레임은 일종의 기대와 대리 만족일 수도 있으며, 내용에 따라서는 소망의 결과일 수도 있다.

이번 다산과 고산과의 만남은 소망이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삶의 깊이 뿐 아니라, 마냥 잘 나갈 것만 같던 삶이 하루아침에 곤두박질 쳐 유배와 낙향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채 평상심을 유지하며 오히려 격을 한 차원 높게 끌어 올린 두 분의 풍류 있는 삶에서 성자의 모습을 보았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땅 끝 황토빛 등대 밑에서 하늘이 휘도록 매달린 미리내 별들를 헤아리며 다산의 향기를 갈무리했고, 슈퍼마켓 파라솔 의자에 앉아 고산의 속살을 들여다 보며 까만 밤을 하얗게 새웠다. 식도를 타고 싸하게 흐르던 맥주와 입안에서 너적너적 대며 짭쪼름했던 새우깡 맛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 두고두고 펼쳐 보고 만져 볼 고산과 다산과의 추억여행을 더욱 감칠 맛 나게 해줬다.

이생에서 만나보고 싶은 사람에게 만나자고 용기 있게 말하지 못해 만나지 못하는 인연으로 이생이 끝난다면, 2500년 후에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어는 소설가의 말이 남도 여행 마지막 밤을 보내는 내 귓전을 계속 울렸다. 속 뜰에 북 소리가 둥둥 울렸다.

아침은 맑고 화사했다. 남도의 가을색이 제대로 번지고 있었다. 머물던 하얀집을 떠날 땐 마치 몇 십 년 살던 집을 떠나는 심정이었다. 내 인생의 한 쪽을 풍요롭게 쓸 수 있도록 편안한 공간을 제공해 준 방문을 닫고 아침식사 장소에 들어서니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맛깔스럽게 차려진 전복죽 한 그릇을 다 비우고 걸죽한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이게 바로 '등따시고 배부르다.'는 말인가 싶었다.
 
버스 차창 밖으로 뭉턱뭉턱 지나가는 연한 개나리색 아침 햇살을 받은 남도 들녘은 평화로웠다. 고개를 잣바듬하게 제치고 옅은 선잠에 든 동반 답사 객들의 얼굴에도 남도 가을빛이 묵은 한지처럼 편안하게 슴배고 있었다. 길가 코스모스는 유행가 가사처럼 한들거렸다.

담양 소쇄원에 도착하니 해가 서석산(무등산의 또다른 이름) 귀밑말에 걸려있었다. 소쇄원은 정암 조광조의 제자 양산보가 지은 원림으로서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위치해 있다. 지곡리 일대에는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취가정, 명옥헌이 냇물 좌우 언덕에 자리 잡고 서로가 서로를 마주보고 비껴보면서 풍류의 물감을 풀어 헤치고 있었다.

울울창창한 대 숲을 마치 미로 빠져 나가듯 밀고 나가니 초가(草家) 정자 ‘대붕대’가 우릴 맞이해 주었다. 시골 원두막 같은 정자였다. ‘대붕대’ 마룻바닥에 큰대자로 누워 간밤에 설친 잠을 보상받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았다.


음양 오행사상에 맞춰 건물을 배치한 소쇄원의 맛과 멋은 이런 것들이다. 흙돌담 밑으로 계곡물이 흐르도록 한 것. 양산보가 어린 시절에 미역을 감으며 뛰놀았다는 너럭바위 위로 폭포가 떨어지도록 한 것. 못을 이루는 중심 부분에 '광풍각'을 짓고, 그 위쪽 양지 바른 언덕 위에 사랑채와 서재를 겸한 '제월당'을 지어 처사(處士)의 기풍을 당당하게 한 것. 그리고 제월당 밑에 매화와 꽃가지를 심는 '매대(梅臺)'를 만들어 신선도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광풍각(光風閣)과 제월당(濟月堂) 당호는 중국 송나라 때 명필인 황정견이 주무숙의 인물됨을 '가슴에 품은 뜻의 맑고 맑음이 마치 비 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과도 같고, 맑은 날의 달빛과도 같다.'고 평한 글귀에서 따온 말이다.

나의 작은 소망중 하나가 제월당 같은 정면 세 칸에 측면 한 칸짜리 고즈넉한 사랑채를 갖는 것이다. 그 곳에서 뜻 통하는 친구들과 삼현육각 치며 우리 소리 부르고
싶다. 소리하다 지겨우면 시 한 수 짓는 ‘글 풍류’도 하고 싶다. 소쇄원 대숲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대숲 바람에 소망의 꿈을 실어 보냈다.

남도를 떠날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답사 코스인 명옥헌에 들어서니 온 천지가 붉었다. 몇 백 년은 족히 돼 보이는 배롱나무 끝에서 포도송이 같은 꽃송이가 바람에 가녈가녈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풍광을 눈앞에 두고 명옥헌 누마루에 올랐다. 남도의 가을빛, 다산의 형형한 학문, 땅 끝 바다위에 무수히 떨어지던 꽃가루 같던 별빛, 고산의 풍류, 녹우당 종손의 너그러움, 제월당 품은 뜻이 고음반에서 들려오는 노래 가락처럼 울려왔다. 가을이 또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더질 더질 돌돌(咄咄)

변상문 전통문화연구소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사진
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