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옥 "부실 알고도 투자...적자 지속 전망 속 감추기만 할 뿐"
[뉴스핌=홍승훈 기자] 동서발전이 지난 2011년 해외 공기업에 30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했다 원금회수를 못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민주당 전순옥 의원은 "발전 자회사의 무분별한 해외투자를 문제로 지적했지만 그중 2011년 동서발전이 3111억에 인수한 자메이카전력공사의 부실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자산이 노후된 것을 알고도 동서발전은 이를 인수했고 지금은 해결방안이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순옥 의원이 동서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서발전은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총 6000억 규모의 자금을 해외사업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한국전력공사에 해당하는 자메이카 정부가 운영하는 자메이카전력공사(JPS)의 일부 지분을 3111억에 인수했지만 부실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향후 개선될 전망이 없어 동서발전의 재무상황 개선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당시 동서발전은 일본 마루베니종합상사가 80%, 자메이카 정부가 20%를 보유하고 있던 JPS 지분 중 마루베니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절반인 40%를 인수했다.
문제는 인수 전 이미 JPS가 국가신용도가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평가되고 정부재정과 치안이 취약했을 뿐 아니라 전체 설비의 50% 이상이 30년 이상된 노후설비였다는 점을 동서발전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회사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부정적 조건 때문에 인수검토 당시 내부적 반대가 많았으나 이길구 동서발전 전 사장의 독단과 밀실작업으로 인수사업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일본 마루베니사와 이길구 사장 사이의 이권 의혹까지 제기됐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측이 2011년 397억, 2012년 143억 등의 이익을 실현했다고 했지만 2013년 현재 동서발전 임원회의 발언자료를 살펴보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 의원측은 강조했다.
전 의원이 주장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배당은 하나도 못받고 있으며 재무적인 개선이 보이지도 않는 상황이다. 기존 투자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와 같은 심각한 표현들이 등장한다는 것. 전 의원은 "이를 볼 때 장부상 계산상의 손익일 뿐 실제로는 투자 이후 한번도 수익을 얻은 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JPS 인수검토 당시 예상했던 기대이익과 장부상 이익을 비교해보더라도 심각한 차이가 있고, 현재 동서발전 내부 평가에 따르더라도 향후 개선 가능성도 매우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내부 임원회의 자료에는 "JPS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 나올 수 있으면 하루 빨리 나오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발언 등도 나온다고 전 의원실은 덧붙였다.
결국 JPS 투자에 대한 출구전략이 필요한데 단기간 내에 자메이카 국가경제 수준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현재로서 매각처분이나 추가투자 양쪽 모두 여의치 않아 JPS 사업이 통째로 손실처분을 우려되는 상황인 셈이다.
전 의원은 "공기업이 글로벌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분야에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환영할만 하지만 전문분야도 아닐뿐더러 모기업인 한전이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사업에 진출해서 심각한 부실을 낳고 있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공기업의 수익은 사업의 결과일 뿐 사업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공성을 망각한 공기업의 사업 확대가 이렇게 큰 부실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