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원조, 투자...비즈니스 창출 좋은 기회"
[뉴스핌=김지나 기자] 김용 세계은행그룹 총재는 과거에 많은 원조 수혜를 받은 한국이 이제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 투자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1946년 설립된 세계은행그룹은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국제개발협회(IDA),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등 5개 기구로 구성돼 있다.
김 총재는 3일 대한상의 주최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한국은 OECD DAC 회원국 중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김 총재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 개소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 이날 국내기업인들 만났다.
김 총재는 "예전에는 개발관련 활동에 있어서 ODA가 중심이 됐으나 지금은 민간분야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세계은행이 많은 자금 지원을 해준 대한민국은 세계은행과 다양한 파트너십도 구축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을 단지 원조의 대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과 투자기회의 땅, 나아가 세계 경제 발전 및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기업의 적극적 진출을 요청했다.
김 총재는 "한국의 비즈니스는 여기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한국이 달성한 경험으로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이 이 곳에 투자를 통해서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기업들은 비즈니스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이들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을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국은 이미 발빠르게 아프리카에 진출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프리카를 직접 방문해 보니 현재 많이 달라지고 있었다. 지난 5년간 엄청난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성을 겪는 와중에도 아프리카는 5% 이상 성장했다"면서 "올해 성장률은 5%대로 전망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물자원도 풍부한 곳이며 분쟁 극심했던 20년 전과 달리 오늘날은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어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이 개도국의 발전을 돕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사무소 발족을 계기로 세계은행그룹과 한국 경제계가 인류의 공동 번영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5살 때 부모님과 미국을 이민을 간 김 총재는 '한구계 미국인'으로 겪었야 했던 고충도 털어놨다. 김 총재는 "성장 과정을 돌이켜 보면 '난 누군인가' 하는 정체성 문제가 있었다"고 소개하며 "부모님은 저희가 미국인으로 크도록 한국어를 쓰지 못하게 해서 한국어를 잊어버렸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한국인이라는 의미는 무슨 의미를 갖는가, 저는 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에 와서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려고 했다. '나는 누구인가'를 넘어서 인류의 사명은 무엇인지까지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편, 김 총재는 1964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인류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의대 교수를 거쳐 최근에는 다트머스 대학교 총장을 지낸 후 지난 2012년 7월 세계은행 총재그룹 총재에 선임됐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