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TM 종사자 5만명 운용 고민
[뉴스핌=최주은 기자] 금융당국이 정보유출 피해 최소화를 위해 텔레마케팅(이하 TM) 영업을 금지하면서 보험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TM조직 운용 때문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TM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보험사 직원은 어림잡아 4만~5만명으로 추산된다.
생명보험사 1만6000명, 손해보험사 1만5200명 등과 양 측 소속이 아닌 비전속 종사자를 포함하면 이 정도로 규모로 예상된다.
보험사는 이 많은 인원을 적극 운용하지도, 해고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
금융당국이 TM영업 제한 조치로 일부 금융사가 전화상담원을 해고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금지하라고 긴급 지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신제윤(윗쪽 가운데) 금융위원장이 지난 28일 금융위에서 열린 `개인정보 불법 유통·활용 차단조치 이행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주민등록번호를 과도하게 수집하고 활용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등 대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당국은 오는 3월까지 한시적으로 TM영업이 제한되는 만큼 고통 분담 차원에서 보험사가 TM 조직을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다수 보험사는 TM영업이 금지된 27일부터 설 연휴 전날인 29일까지는 내부 교육을 진행했다. 또 일부 보험사 TM 인력은 이른 명절 휴가를 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연휴 이후부터다.
각 사는 내부 CS센터 등 타 부서 이동 방식의 인력 운용 방안을 생각해 보지만, 두 달이라는 한시적인 기간과 많은 인원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다.
여기다 직속 콜센터와 전속 설계사 이외에 비전속 설계사도 따로 두고 있어 이들에 대한 고민이 깊다.
A보험사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TM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라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속 설계사에 대한 지원도 고민이지만 비전속 설계사는 더욱 고민”이라며 “내부적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B보험사 관계자는 “비전속 설계사의 경우 10개 회사와 거래를 하면 각 보험사가 모두 지원을 하지는 않아도 될 것”이라며 “그럼 어느 회사가 얼마만큼 지원을 하면 되는지 등 기준 잡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따지고 보면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상당하다.
일례로 TM을 통한 매출이 많은 동부화재의 경우 한 달 간 이 채널을 통한 매출이 500억원에 이른다. 한시적으로 영업이 금지되는 3월까지 2달 동안 1000억원의 실적이 없는데다 설계사 지원까지 고려하면 이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1000억원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각 사별 설계사 지원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보험사에 내달 4일까지 텔러 지원 방안을 제출하라고 해놓은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