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윤지혜 기자]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
이날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발언에 오히려 환율은 추가 하락 움직임을 보였지만, 뒤이은 기획재정부의 구두개입에 다시 반등하는 등 외환당국 두 수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대조적이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0원 오른 1024.40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 오른 1022.9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1020원 하단이 지지되며 1~2원 가량 범위에서 움직였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절상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에선 최근 환율 급락에 대한 이 총재의 발언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고 오후 1시 20분 경에는 1020.90원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기록했다.
그러자 기획재정부는 오후 1시21분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시장 쏠림을 유발하는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재부의 공식 구두개입에 원/달러 환율은 방향을 틀었다. 원/달러 환율은 당국 개입 후 3원 가까이 레벨을 높여 1024.4원에 마감했다. 고가는 1024.80원을 나타냈다.
시장참여자들은 대체적으로 기재부의 구두 개입으로 환율이 반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오전 한은 총재 발언은 원론적인 발언이었지만 기재부 발언은 다소 강경했다는 반응이다.
A은행의 한 딜러는 "장 초반 부터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있었고 이주열 총재의 발언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고 느꼈다"며 "다소 원론적이어 구두 개입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기재부의 투기적 움직임에 관련된 발언은 강하게 개입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며 "이 시점부터 숏커버(달러 재매수)도 나왔고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딜러는 "앞으로도 반등 여지가 있다"며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도 급하게 나오지 않고 기다렸다 (달러를) 파는 모양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 "구두개입이 나온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확실히 적다"며 "하단이 올라간 상태에서 1020원대 초중반에서 1032원까지 레인지(범위)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