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파산 전 리스크 요인 고스란히 재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가 12일(현지시각) 장중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롭게 세운 가운데 이 같은 장기 랠리가 폰지 금융과 흡사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성장주에 대한 지나친 낙관과 비이성적인 과열 역시 주가 버블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AP/뉴시스) |
이날 장 초반 다우존스 지수는 1만6695까지 상승하며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S&P500 지수 역시 0.8%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1893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머니매니저인 GMO는 일반적으로 주가 버블을 일으키는 주요인 가운데 상당수가 뉴욕증시에서 포착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에게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라는 경고다.
무엇보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증시의 비이성적 과열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GMO는 강조했다.
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 평균 20% 치솟은 등 지난해 이후 IPO 시장은 투기적인 흐름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크본드의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자산시장 전반의 신용 상황이 건전하지 못한 가운데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폰지 금융과 흡사한 것이라고 GMO는 주장했다.
성장주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도 주가 버블을 양산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바이오테크와 IT 섹터의 강세 흐름은 1990년대 이른바 닷컴주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과 같은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GMO는 강조했다.
주가 상승을 정당화하는 투자 심리도 버블의 배경으로 꼽힌다. 일례로, 기업 이익이 정점에 달했지만 하강 곡선을 그리지 않고, 현 수준에 장기간 머물 것이라는 기대는 부적절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또 구제금융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버블 논란에도 주가 ‘사자’를 부추기고 있다고 GMO는 진단했다.
이 때문에 버블 논란에도 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고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금융위기 이후 연방준비제도(Fed)가 시행한 부양책으로 여전히 증시 주변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이는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GMO는 설명했다.
한편 뉴욕대학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2006~2007년 발생했던 증시 리스크 요인이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