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빗나간 데 이어 변동성, 거래량 급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들이 미동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은 물론이고 시장 변동성과 거래 규모가 급감하자 트레이딩에서 손을 내려 놓는 모습이다.
(사진:AP/뉴시스) |
9일(현지시각)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 국채시장의 1일 평균 거래 규모는 지난달 4830억달러를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160억달러에서 상당폭 줄어든 수치다.
연초 이후 일평균 거래 규모 역시509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90억달러에서 뚜렷한 감소 추이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국채 수익률이 연중 지속적인 상승 추이를 보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변동성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집계한 국채 수익률 변동성은 지난해 말 이후 22% 하락했다. 8일 기준 변동성은 10년 평균치에 비해 38%낮은 상황이다.
비인코 리서치의 제임스 비안코 대표는 “당장 국채를 팔고 나설 트레이더는 아무도 없다”며 “이미 하락 포지션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니만큼 트레이더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때를 기다리는 것 뿐”이라고 전했다.
경기 회복과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감안할 때 국채 수익률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기는 힘든 상황이며, 동시에 연준이 성급한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데 따라 국채 하락 베팅을 더 늘리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JP 모간과 씨티그룹 등 월가 주요 투자은행(IB)의 채권 트레이딩 부문 매출액이 감소 추이를 지속할 전망이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 모간은 2분기 채권과 주식 트레이딩 관련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 선 초반까지 밀린 상황이다. 여전히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수익률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 10년물 수익률이 3.2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전망치는 앞서 3.34%에서 일보 후퇴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국채 수익률이 하락 곡선을 그리는 것은 거의 모든 트레이더들이 이미 숏 포지션을 최대한 늘렸고, 더 이상 증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투자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