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케이전자 지분 방어? 개연성 "있다" VS. "없다"
[뉴스핌=정경환 한기진 기자] 엠케이전자 회장의 자사 주식 매입을 계기로 한국토지신탁 경영권 분쟁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한국토지신탁 2대주주가 엠케이인베스트가 보유 중인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 그 모회사인 엠케이전자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소강상태를 보이던 한국토지신탁 경영권 분쟁이 제2라운드로 돌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차정훈 엠케이전자 회장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에 걸쳐 자사 보통주 84만주(3.85%)를 장내 매수했다.
회사 임원의 일반적인 자사 주식 매입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한 가지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바로 매입 시점이다. 당시 엠케이전자 주가는 201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6000원 선을 회복하며 신고가를 기록 중이었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일반적인 자사주 매입의 경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차 회장이 비싼 가격에도 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 궁금해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부득이한 이유로 경영권 방어를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한국토지신탁 지분율에서 뒤지고 있는 2대주주 아이스텀이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직접 취득이 아닌 엠케이전자를 통한 간접 취득하는 전략을 펼 것에 대비해 차 회장이 지분율을 높이려 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토지신탁 지분율은 리딩밸류2호사모투자전문회사 37.56%, 아이스텀파트너스 31.88%로 각각 1, 2대주주다. 여기에 리딩밸류2호의 무한책임사원인 엠케이인베스트가 3.49%를 갖고 있어 결과적으로 41.05% 대 31.88% 싸움인데, 2대주주가 엠케이전자를 통해 엠케이인베스트 지분을 가져오게 되면 지분율 차이가 2% 안팎으로 줄어 상황은 또 달라진다. 엠케이인베스트는 엠케이전자의 100% 자회사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엠케이전자 시가총액이 1300억원으로 한국토지신탁 시가총액 5700억원의 23% 수준"이라며 "시가총액이 4분의 1도 채 안 되는 엠케이전자를 인수함으로써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확보하려는 전략도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한국토지신탁 지분 인수 경쟁에서 엠케이전자의 대주주 지분이 취약한 점을 노리고 우회 전략을 택하는 셈"이라며 "그에 대한 대비로 엠케이전자 회장이 신고가에서라도 지분 매입을 강행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엠케이전자 최대주주인 오션비홀딩스의 지분율은 26.93%다.
▲ 한국토지신탁 최근 1년 주가 및 거래량 추이, 삼성증권. |
다만, 이 같은 추측이 무리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엠케이전자 시총이 작다 하더라도 한국토지신탁 3.49% 지분 금액보다는 부담이 크다"면서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그 같은 전략은) 생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렇게 한다고 하면, 한국토지신탁 2대주주는 두 개 기업에서 경영권 분쟁을 벌이게 되는 꼴"이라며 "그것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한기진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