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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68세 할머니의 연출 도전작 '베리 굿 걸'

기사입력 : 2014년09월29일 09:04

최종수정 : 2014년09월29일 09:04

영화 '베리 굿 걸'로 감독 데뷔를 마친 나오미 포너 [사진=AP/뉴시스]
[뉴스핌=김세혁 기자]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한 여고 동창생의 뜨거운 여름방학을 담은 영화 '베리 굿 걸'이 국내 개봉과 동시에 주목 받고 있다. 누구나 가슴 설레는 아련한 첫사랑을 담은 이 영화는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다코타 패닝(20)과 엘리자베스 올슨(25)이 각각 주인공 릴리와 제리를 맡아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5일 개봉과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베리 굿 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영화 '베리 굿 걸'의 주인공 다코타 패닝(왼쪽)과 엘리자베스 올슨 [사진=AP/뉴시스]

영화 '베리 굿 걸'은 1988년 영화 허공에의 질주'로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각본가 나오미 포너(68)의 첫 연출작품이다. 나오미 포너는 일반에 생소한 이름이지만, 그의 두 자녀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톱스타다. 나오미 포너의 딸과 아들은 다름아닌 할리우드 최고의 지성파 배우(컬럼버스대 졸업·중퇴)로 손꼽히는 매기 질렌할(37)과 제이크 질렌할(34)이다.

2014년 영화 '베리 굿 걸'을 통해 각본가에서 감독으로 거듭난 나오미 포너는 1970년대 아동 프로그램 제작을 돕다 1988년 '허공에의 질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 영화의 각본을 맡은 나오미 포너는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7월 '베리 굿 걸' 프리미어 시사회에서 엄마 나오미 포너(왼쪽)와 함께 한 딸이자 배우 매기 질렌할 [사진=AP/뉴시스]
영화 '베리 굿 걸'은 빼어난 글쟁이로 소문난 나오미 포너가 70세를 바라보고 만든 감독 데뷔작이다. 그런 그를 두고 딸 매기 질렌할은 "할머니로 감독 데뷔하는 건 엄마가 처음"이라며 웃었다

영화는 고등학교 시절 마지막 여름을 보내는 디트마스 파크의 두 소녀 릴리와 제리의 이야기다. 작품 속 이야기는 나오미 포너의 어린시절 기억의 조각들을 맞춘 퍼즐이기도 하다. 나오미 포너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이렇게 기억한다.

“어릴 때 상황을 대부분 기억해요. 여자친구들은 대부분 저와 약속을 먼저 잡았더라도 남자친구들이 부르면 어김없이 깨고 가버리더군요. 전 항상 기분이 나빴어요. 전 이 영화로 그 반대의 경우를 보여주길 원했죠. 여자끼리도 친구의 약속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영화 '베리 굿 걸'의 연출자 나오미 포너와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 다코타 패닝, 데이비드 어베리(왼쪽부터) [사진=도키엔터테인먼트]
그가 어린 시절 경험한 여자친구들의 귀여운 배신은 '베리 굿 걸'에 잘 녹아있다. 다만 '베리 굿 걸'은 단순히 동성친구간의 배신과 질투를 그린 작품은 아니다. 나오미 포너는 '베리 굿 걸'을 연출하면서 여자들의 시점에 관심을 기울였다. 소녀가 처음으로 자신의 성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과정, 그리고 점차 여성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호기심이 가득했던 그는 이 이야기의 화자로 다코타 패닝과 엘리자베스 올슨을 낙점했다. 나오미 포너의 선택을 받는 그들은 물론 단번에 OK 사인을 보냈다.

 "영화는 인생과 우정, 성, 가족에 대해 접근하는 한 여자를 조명해요. 영화에서 릴리는 일종의 남자 같았는데, 전 그게 좋았어요. 굉장히 독창적이었죠. 일반적으로 영화는 남자에 주목하고 그 주변 이야기를 다뤄요. 전 그런 관점이 굉장히 해롭다고 생각해요. 나오미 포너 감독은 역시 달랐어요. 여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모든 것에 흥미를 가졌죠."(다코타 패닝)

"나오미 포너 감독의 영화는 제 이야기이기도 했어요. 무척 공감했죠. 사실 제게 '베리 굿 걸'의 등장인물과 비슷한 친구가 있어요. 가족같이 매우 특별한 관계죠. 친구의 존재는 제 삶에서 굉장한 의미를 가져요. 그래서 영화에 망설임 없이 참여했죠."(엘리자베스 올슨)

영화 '베리 굿 걸'은 시작부터 인상적이다. 다코타 패닝과 엘리자베스 올슨이 옷을 벗어던진 채 바다로 뛰어드는 신이 영화 앞부분에 등장한다. 이 장면은 나오미 포너에게 무척 특별하다.

“실제로 브라이튼 해변 아래 쪽에서 찍었어요.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주택지 근처였죠. 다코타 패닝과 엘리자베스 올슨이 옷을 벗고 바다에 뛰어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장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겠죠? 때문에 우린 한적한 곳을 찾아야 했어요. 사람들을 일일이 통제할 예산이 없어서 무척 은밀한 공간이 필요했죠.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매기 질렌할과 남편 피터 사스가드 [사진=AP/뉴시스]
재미있는 것은 이 작품에 나오미 포너의 사위가 등장한다는 것. 영화 '나잇 앤 데이'에서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의 숨통을 죄던 피터 사스가드는 장모의 요청으로 흔쾌히 '베리 굿 걸'에 합류했다. 피터 사스가드가 맡은 배역은 다코타 패닝을 음흉하게 넘보는 회사 상사다.

"매기의 남편이자 제 사위인 피터 사스가드에게 이 일을 부탁할 땐 살짝 어색했어요. 왜냐면 그가 연기할 캐릭터가 다코타 패닝에게 집적대는 추잡한 상사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둡고 좀 음흉하면서도 연약한 캐릭터를 연기할 다른 배우가 생각나지 않았어요. 제 사위는 그런 방면에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기파거든요.”

늦은 나이에도 열정을 불사르며 감독으로 데뷔한 나오미 포너는 재능있는 두 자녀와 사위까지 든든한 지원군들과 강력한 '매체'를 만들길 바란다. 나오미 포너는 이렇게 꾸려진 힘을 토대로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주길 간절히 희망한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의지. 감독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우리는 각본과 연출, 연기 등 모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해요. 동지인 셈이죠. 적어도 우리 가족은 서로가 가진 커리어 자체가 꽤 강력한 매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우리가 하는 일들이 잠재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고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죠.”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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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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