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법인세수 감소, 대기업의 실적 악화탓
[편집자] 연말정산 파문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증세와 복지 논쟁이 한창이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정부의 금과옥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여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이를 바로잡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에서는 법인세 인상을 첫번째 과제로 보고있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췄기 때문에 '정상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 반면 정부와 여당은 "경제활성화에 반하고, 세계적인 법인세 인하 추세와도 맞지 않다"며 반대한다.
뉴스핌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간 법인세 납부 현황을 분석, 이를 토대로 법인세 논쟁의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세종=뉴스핌 최영수 곽도흔 기자] 법인세를 신고한 50만여개 기업 중 법인세를 낸 곳은 절반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매출액 순위 1000대 기업이 법인세의 2/3를 부담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대기업의 실적이 안좋아지면 국내 법인세 수입도 크게 영향을 받았다. 결국 법인세를 내는 기업이 많아지도록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해 세원을 확대해야 법인세수도 안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 10대기업 5년 전보다 세액·비중 감소
10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2013년도 신고기준 법인세 수입은 36조 7540억원으로 5년전인 지난 2008년 37조 3068억원보다 1.5% 줄었다. 2013년은 박근혜 정부의 첫해였고, 2008년은 MB정부 첫해였다.
(자료:국세청)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법인세 수입이 이렇게 늘었다 줄었다하는 것은 매출 순위 1000위까지인 대기업들의 실적과 관련이 깊다. 이들이 법인세의 2/3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1000대 기업이 낸 법인세액은 2009년 22조 6334억원으로 줄었고, 2010년 18조 7227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가 2012년 26조 9390억원 수준으로 회복됐다.
전체 법인세 수입에서 1000대 기업이 낸 세금의 비중은 2008년 66.6%, 2013년 64.7%였다.
범위를 좁혀 매출 상위 10대 기업과 100대 기업을 비교해봐도 마찬가지다. 10대기업이 낸 법인세는 2008년 5조 2600억원으로 전체의 14.1%를 차지하다 2013년 4조 332억원으로 11.0%로 줄었다.
10대기업이 낸 법인세액이 5년새 23.3%나 급감한 이유는 글로벌경기 악화로 경영실적이 나빠진 게 첫번째다. 여기에 MB정부 시절인 지난 200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춘 것도 영향을 줬다..
◆ 법인 47% 영업적자…세금 한푼도 못내
대기업의 법인세 비중이 낮아진 것도 우려스럽지만 더 큰 문제는 절반에 가까운 법인들이 세금을 한 푼도 못 내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3년 신고기준 전체 법인수는 51만 7805개사이며 이중 46.9%인 24만 2826개사가 결손법인(영업적자)으로 신고했다.
이는 5년 전과 비슷하다. 2008년에도 신고기준 전체 법인 39만 8331개사 중에 18만 985개사(45.4%)가 결손법인으로 신고한 바 있다. 경기와 상관없이 절반에 가까운 법인들은 세금을 안내고 있는 구조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경기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결손법인 비율은 4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법인세수가 궁극적으로 회복되려면 법인세율 인상이나 실효세율을 제고도 중요하지만, 경제활성화를 통해 보다 많은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곽도흔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