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졸업 1년만에 주요 계열사 턴어라운드.."본업 기반 성장 집중"
[뉴스핌=이연춘 기자] 지난해 2월 지주사인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하며 새출발한 웅진그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법정관리 졸업 1년만에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주사인 웅진홀딩스를 비롯해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 웅진에너지 등 웅진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최대실적 달성, 흑자전환 등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웅진씽크빅은 학습지 가입자수 증가로 6429억원의 매출액에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1분기만의 최대실적이다. 태양광사업을 영위하는 웅진에너지도 지난해 4분기 3년6개월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지주사인 웅진홀딩스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법정관리 이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기업의 모태인 웅진씽크빅에 집중한 윤석금 회장의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웅진그룹은 경영난 속에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등 핵심 계열사를 대거 처분해 2012년 9월 법정관리 신청 전 8개 사업군에 14개였던 계열사가 현재 8개로 줄고 실제 그룹 규모는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그 과정에서 윤 회장이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한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과 두 아들인 형덕(38)·새봄(36)씨의 역할이 커졌다. 장남 형덕씨는 웅진씽크빅 신사업추진실장으로, 새봄씨는 웅진홀딩스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등기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형덕·새봄씨는 계열사 사내이사도 맡아 2세 경영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재기를 노리는 윤 회장은 회생계획에 따른 사재 출연으로 현재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없다. 대신 장남 형덕씨는 12.52%, 차남 새봄씨는 12.48%의 웅진홀딩스 지분을 갖고 있다.
다만, 웅진 창업주인 윤 회장의 역할과 존재감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그의 첫 작품은 웅진의 노하우를 접목시킨 스마트패드인 '웅진북클럽'이다. 윤 회장은 "1년을 준비한 '웅진북클럽'은 웅진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 제품으로 꼭 성공 시킬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지난해 8월 론칭한 '웅진북클럽'은 출시 2달만에 회원수가 1만 5000명을 넘어섰고, 현재 유료회원수는 4만명을 돌파했다.
웅진씽크빅은 북클럽의 성공으로 11분기만에 지난해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11분기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대비 39.7% 증가한 수치이다. 학습지 사업의 월 평균 과목수가 지난해 대비 2.7만과목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웅진에너지 또한 지난해 4분기 5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4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록 연간실적으로는 적자를 이어갔지만 웅진에너지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태양광산업의 불황으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으나 저유가 등으로 태양광산업의 불황 속에서 이뤄낸 성과다. 웅진에너지 측은 부가가치가 높은 태양광용 웨이퍼 사업을 확장하며 매출 신장 및 수익구조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는 2014년 20억원의 영업이익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에 성공했다. 웅진홀딩스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이 강점으로 꼽힌다. 오라클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AP솔루션에서 중소중견기업 점유율 1위이다. 웅진홀딩스는 SAP ERP 사업은 물론, 기업형 모바일 시스템 구축 사업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후 웅진은 내실을 다지며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집중 할 것"이라며 "본업을 기반으로 견고한 성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금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 등에 대한 배임혐의가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현재 항소재판이 진행중이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