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교수와 심포지엄 개최...'이학수법' 위헌성 집중 논의
[뉴스핌=이승환 기자] "김영란법이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법이라면 이학수법은 경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법입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조국 서울대 교수와 공동으로 개최한 '삼성 3대 승계의 법적 문제와 이학수 방지법' 심포지엄에서 일명 '이학수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조국 서울대 교수는 23일 '삼성 3대 승계의 문제와 이학수 방지법'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사진= 이승환 기자> |
박 의원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맑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자는 국민적 열망이 반영되고 있다"며 "부의 대물림을 위해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막대한 이익을 누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학수법 발의 배경에 대해 "범죄행위로 판결난 사건을 통해 수조원대의 상장차익을 누릴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현행 법체계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명 '이학수법(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은 범죄 혐의로 50억원 이상의 이익을 취한 당사자를 비롯해 제3자의 이익을 국가가 환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월 여야 국회의원 104명의 동의를 받아 박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이학수법의 위헌성 논란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그동안 지적돼온 개별 표적 입법, 일사부재리원칙, 소급입법 문제 등에 대한 변론이 제기됐다.
삼성그룹을 표적으로 한 입법이 아니냐는 '개별 표적입법 논란'에 대해 박영선 의원은 특정 재벌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학수 법이 통과되면 론스타 사태와 400억원 규모의 포스코 비자금에 대한 법 집행이 가능해진다"며 "대기업들의 불공정 이익 취득을 막기 위해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법을 촘촘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급입법 논란에 대해서도 일부 현행 법안에서 소급입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전두환법)','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유병언법)' 등 국민적 공분을 산 사안들에 대해 이미 소급입법이 인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영선 의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소급입법이 적용된 유병언 법이 통과됐다"며 "소급입법이 국회에서 이미 통과된 상황에서 누구에게는 인정되고, 누군가는 피해 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처리된 형사 사건은 다시 다루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은 '민사적 몰수' 개념으로 해결된다는 게 박 의원의 입장이다.
민사적 몰수란 사람이 아닌 물건을 피고로 세운 뒤, 민사소송 절차에 따라 상당한 개연성만 입증되면 범죄와 관련된 직간접적 수익을 모두 환수하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박 의원은 "선진국의 민사몰수는 유죄판결과 관계없이 범죄와 관련된 재산을 민사적으로 국가가 몰수하는 것”이라며 "이학수법은 유죄판결이 확정되거나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요건에 충족되는 경우에 한해 민사적 절차를 통해 범죄수익을 국가에 환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전 일감몰아주기 방지 법안을 발의했을 때 반대여론이 형성됐다"며 "약 10년이 지난 후 통과됐듯, 정의를 향한 사회의 시각과 여론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수렴될 것이라는 신념이 있다" 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서 ▲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박지현 인제대 교수 ▲ 조승현 방송통신대 교수 ▲ 전종민 법무법인 공존 변호사 ▲ 전성인 홍익대 교수 ▲ 한상희 건국대 교수 ▲ 김희균 서울시립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