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우회상장 인가, 혼합소유제 개혁의 모델케이스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뤼디그룹(녹지그룹, 錄地集團)이 우회상장 방식으로 A주에 상장한다. 뤼디그룹이 A주에 상장하면 부동산 기업으로는 최대 시총 상장사가 탄생하게 된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뤼디그룹이 A주 상장사인 진펑투자(金豊投資, 600606.SH))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하는 방안이 증감회에서 통과됐다고 24일 보도했다. 1년 넘게 진행된 상장 계획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것.
뤼디그룹은 제주도에 대규모 헬스타운을 조성하고, 상암동 DMC 랜드마크 건설에 투자의향을 밝히는 등 한국 부동산 투자도 활발해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중국 기업이다.
지난해 3월 뤼디그룹과 진펑투자는 뤼디그룹이 진펑투자의 지분을 매수하기로 합의했다. 진펑그룹은 뤼디그룹의 주주 전체에게 113억 2000만 위안 규모의 주식을 발행했다. 여기에 뤼디그룹의 원래 주식 118억 4000만 주를 우회상장을 위해 거래를 정지하기 전 주가인 24.22위안으로 계산하면, 뤼디그룹의 시가총액은 2867억 6480만 위안(약 49조 93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중국 A주 부동산 개발 기업 중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완커(萬科, 000002.SZ)다. 완커의 시가총액은 1629억 2100만 위안이다.
뤼디그룹은 진펑투자를 통한 우회상장으로 금융 사업 분야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뤼디그룹은 이제까지 홍콩상장 자회사인 뤼디홍콩을 통해 융자를 진행해왔다. 뤼디홍콩은 시장에서 부동산 금융의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위량(張玉良) 뤼디그룹 회장은 "앞으로 주력 분야인 부동산 분야외에 인프라·금융·소비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뤼디그룹의 우회상장은 중국이 추진 중인 국유기업 개혁의 성공 사례로 꼽히면서 더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회상장 후 뤼디그룹의 대주주인 상하이디찬그룹(上海地產集團)과 그 자회사인 중싱그룹(中興集團), 상하이청터우총공사(上海城投總公司), 상하이거린란(上海格林蘭)의 지분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되며, 각 회사의 지분이 30%를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들 대주주는 단독으로 뤼디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됐다.
상하이디찬그룹·중싱그룹·상하이청터우총콩사는 국유기업이고, 상하이거린란은 뤼디그룹 임원 43인이 출자해 만든 유한회사다. 상하이거린란을 통해 뤼디그룹 직원 982명이 뤼디그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뤼디그룹의 우회상장으로 지분 가치가 상승해 이들 대주주는 막대한 수익을 실현하게 됐다.
이번 뤼디그룹의 우회상장은 그룹의 자산가치를 효과적으로 늘리고, 국유기업과 민간 자본의 기업 지배 구조를 균일하게 조정했다는 점에서 국유기업 혼합소유제 개혁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혼합소유제개혁은 국가가 장악하고 있는 국유기업에 민간자본을 끌여들여 지분구조를 다양화하는 것으로, 국유개혁 차원에서 시진핑 정권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도 지난해 초부터 민간지분을 확대하며 혼합소유제를 추진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