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물 유리보 마이너스 진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채권시장에 또 한 차례 이변이 발생했다. 자산담보부증권(ABS)의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 것.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으로 인해 유리보가 0%로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뉴 노멀’이 날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
유로존 은행간 단기 대출 금리인 3개월물 유리보가 0%로 떨어지면서 초래된 결과다. 최근 유리보는 마이너스 0.005%까지 밀린 상황이다.
2조달러 규모의 유로존 주요국 국채와 1500억유로 규모의 커버드 본드 수익률이 0%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ECB의 양적완화(QE)에 따른 채권 투자자들의 불이익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JP모간의 가레스 베이비스 유럽 ABS 헤드는 “이번 이자 지급 중단 사태는 ECB의 부양책으로 인한 또 다른 부작용”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마이너스로 떨어진 유리보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이번 파풀라르 은행의 ABS 뿐 아니라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포함한 다른 증권에서도 시장금리의 하락으로 인해 이자 지급이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주거용 부동산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럽의 단기물 MBS 시장은 22억유로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ABS와 함께 이들 MBS는 유리보에 연동하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질수록 이자를 받지 못하는 채권 투자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유럽의 ABS 시장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JP모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시장 규모는 4280유로로 1년 전 4969억유로에서 상당폭 감소했다.
하지만 유럽 채권시장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고위험 채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스위스 앤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티아스 윌다버 머니매니저는 “ECB의 QE로 인해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수익률과 제로 쿠폰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현상은 전형적인 금융 리프레션의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