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제안으로 지분인수 검토..시너지 미지수ㆍ자금부담 우려
[뉴스핌=정경환 기자] 수주난과 경영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M&A를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최근 대우조선에 STX프랑스 지분 66.66%에 대한 인수를 제안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지분율 31.5%)과 STX프랑스 모회사인 STX조선해양(지분율 48.15%)의 최대주주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인수를 제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는 인수 가능성 타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 2월 STX프랑스가 위치한 프랑스 생나제르로 가 조선소를 시찰했다. 이 자리에는 대우조선해양 임원진들도 동행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 2월 전략 및 방산 부문 임원이 산은과 함께 STX프랑스를 직접 다녀왔다"고 전했다.
STX프랑스는 크루즈선 전문 조선소다. 자산규모는 약 5000억원, 직원은 2100명이다. 2000년 10월 설립된 후 2008년 5월 STX가 STX유럽 전신 아커야즈를 인수하면서 계열로 편입됐다. STX조선해양은 손자회사 STX유럽을 통해 STX프랑스 지분 66.66%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3.34% 지분은 프랑스 정부 소유다.
산은은 지난해 STX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STX프랑스와 STX핀란드의 매각을 추진, STX핀란드는 매각을 완료했다. 하지만, 지난 연말을 목표로 했던 STX프랑스 매각작업은 5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을 동원, STX프랑스 매각 지연 부담을 해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이 최근 정성립 STX조선해양 사장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앉힌 것도 심상치 않다.
산은 관계자는 "기존에 이미 매각을 진행하던 것으로, 대우조선해양으로 하여금 경영 시너지 등을 고려,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라며 "국내에 크루즈선 건조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시너지 창출 차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을 확장한다는 의미는 있을 것이나, 선종이 달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하다못해 구조조정도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88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단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일 뿐,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전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데, 대우조선해양이 잘못되면 우리도 손해"라며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