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요인 및 달러화 강세에 타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 0.7%로 꺾였다. 겨울철 혹한과 폭설이 실물경기에 한파를 몰아온 데다 강달러로 인한 수출 부진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1분기 성장 부진이 이미 예상했던 일인 데다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각)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0.7%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이미 예상했던 결과이며,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마이너스 0.9%에 비해 후퇴 폭이 완만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만에 마이너스로 재차 미끄러진 셈이다.
◆ 달러 강세, 미국 경제에 毒미국 경제성장률 추이[출처=블룸버그통신]
1분기 미국 경제에 일격을 강한 것은 달러화 강세다. 달러화 상승으로 인해 수출 상품의 가격이 크게 치솟았고, 이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GDP를 1.9%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달 발표됐던 예상치인 1.25%포인트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세후 이익이 1분기 8.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래 최대 폭의 감소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 이익은 2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이 역시 달러화 강세로 인한 다국적 기업의 매출 부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재고 가치도 예상치인 1103억달러에서 950억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기업 재고의 GDP 기여도는 지난달 발표치인 0.74%포인트에서 0.33%포인트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도 최종 수치가 지난달 예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민간 소비는 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낮은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국내총소득(GDI)은 1분기 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도이체방크 증권의 조셉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들어 생산 측면의 성장보다 소득 측면의 성장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는 GDP 성장률이 과소평가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월가 “2분기부터 반등 낙관”
미국 경제의 1분기 후퇴가 구조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 월가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계절적 요인이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도 일시적인 불경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경기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2분기 이후 반등이 연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계절적인 요인이 1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하지만 고용과 서비스업 등 주요 지표가 최근 강한 모멘텀을 보인 만큼 2분기 이후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분기 실질성장률이 2.5%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NP 파리바의 브리클린 다이어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미국 경제는 이른바 소프트패치를 보인 셈”이라며 “겨울철 한파와 강달러가 성장 후퇴의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스투 호프만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미국 경제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며 “2분기 미국 경제는 최소한 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 안정에 따라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가계 소비 증가가 두드러진다는 얘기다. 또 에너지 섹터를 필두로 기업 투자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미국 거시경제 헤드 역시 “미국 경제 모멘텀이 2분기 회복된 뒤 연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