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 감소폭 더 커...중국 EU 일본向 수출 감소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 늪에 빠졌다. 지난 6월은 조업일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이틀 이상 많아 증가로 반전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가나 환율 등 그동안 정부가 수출 부진 이유로 꼽았던 것외에 다른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여서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 경제 전체가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8% 감소한 469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수입도 13.6% 급감하며 다섯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 무역수지는 10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최대치다.
◆ '3대 호재' 불구 증가세 반전 못해
조업일수 증가(2.5일), 유가하락세 완화, 석유화학·석유제품 보수종료 등 수출여건이 개선돼 6월 수출은 증가 반전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그나마 이런 여건이 있어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는 위로가 나올 정도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신차 수출), 무선통신기기(신규스마트폰 출시), 철강(철구조물 호조)의 수출이 증가했다. 2분기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오르면서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수출 감소폭이 완화됐다.
반면 호조세를 보인 반도체 수출이 둔화되고, 선박, 섬유, 평판디스플레이 수출도 줄었다. 이 결과 수출 감소세가 이어진 것.
수입은 전년대비 13.6% 급감한 367억달러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감소율이다.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수입단가가 떨어지면서 원자재 수입액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입이 32.4% 급감했고, 자본재와 소비재는 8.3%, 5.8% 각각 증가했다.
6월 무역수지는 102억 4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 4월(85억달러)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산업부 무역투자실 관계자는 "조업일수 증가와 신차효과 등이 호재로 수출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상반기 수출 6% 감소 '선방'…수입 급감에 무역흑자 확대
올 상반기 전체 수출은 전년대비 5.0% 감소한 2690억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15.6% 줄어든 2223억달러로 기록하며 467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유가영향 품목 및 자동차·철강 등 주력품목 수출이 대체로 부진했으며 지역별로는 중국·EU·일본 등 주요시장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컴퓨터 등 IT 제품은 호조였으나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 섬유, 자동차 등 주력품목은 감소했다. 자동차는 5월까지 수출이 부진했으나 6월은 신차수출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역별로는 미국·중남미 수출은 호조였으나, 중국·아세안·EU 등 주력 시장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중국이 내수중심으로 성장전략을 선회하면서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했고 대일 수출도 엔저영향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입은 원유·가스·석유제품·철강 등 원자재(비중 59.6%) 수입이 단가하락으로 크게 감소해 감소세 지속했으며,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세계 주요 70개국의 수입시장이 13.4%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우리 수출이 선방하면서 프랑스를 제치고 6위로 한계단 상승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반기는 유가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세계교역 및 중국 수입수요 둔화 등 부정적 대외여건으로 수출입이 모두 부진했다"면서 "세계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저조하고, 중국의 수입 수요가 감소하는 등 세계 교역증가율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는 자동차·무선통신기기 등의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일부 품목에서는 수출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제조업 혁신을 통한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품목 및 시장을 다각화하기 위한 수출경쟁력 제고 대책을 7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