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선정 HDC신라, 한화갤러리 표정관리..탈락 기업들 '한숨'
[뉴스핌=강필성 기자] “아무래도 좀 그렇죠. 몇 개월 동안 준비했던 사업인데….”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신 한 대기업 홍보실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회사 분위기를 묻자 이 관계자는 한숨부터 내셨다.
올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꼽히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확정되면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된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은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탈락한 업체들은 초상집 분위기가 역력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자 발표는 그동안 경쟁을 펼쳐온 업체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도 했지만 내심 스스로가 선정되리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배포할 보도자료를 미리 준비해뒀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의 탈락 기업들은 허탈한 분위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돈현 관세청 특허심사위원장이 1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공항세관에서 서울과 제주 시내 면세점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탈락한 대기업 관계자는 “무슨 더 할말이 있겠느냐”며 “내부 상황에 대해 더 드릴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15년만의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이었는데 다음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번 입찰 결과로 지역상권과 협력사, 내부의 실망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최종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낙찰된 기업들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면세점을 만들어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한화갤러리아 측은 “준비된 계획 충실히 수행, 모범적 면세사업자로서의 역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업체에서는 반발 조짐도 보인다.
면세점 사업자에서 탈락한 한 기업 관계자는 “너무 정치적인 결과였다”며 “HDC신라면세점을 중심으로 범 현대가, 범 삼성가 구도를 만들지 않기 위해 한화그룹이 선택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탈락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재도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12월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잠실점, 소공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사업의 입찰이 오는 9월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자들은 곧바로 수성에 착수하는 반면 탈락한 사업자들은 또 다른 기회를 잡기위한 총력전을 벌일 분위기다.
기존 사업자에게 낙찰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기존에 시내면세점 사업을 준비해온 만큼 이번 탈락 경험을 무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많이 준비했는데 아쉽지만 우선은 11월 워커힐면세점의 특허 기한이 만료된다”며 “11월을 목표로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도 “올해 말 만료 예정인 본점과 월드타워점 특허를 수성해 한국 관광 및 면세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글로벌 면세사업자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